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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제작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영화관에 대한 테러 위협으로 대형 극장체인 3천 곳이 상영 계획을 취소하자 소형 독립 영화관들이 이 영화를 선보이겠다며 상영에 나선 것이다.
영화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해킹한 자칭 'GOP'(평화의 수호자)는 앞서 9·11 테러를 들먹이면서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고 협박했으나 이날 별다른 불상사나 관련 징후는 전혀 없었다.
특히 '인터뷰'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상황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면서 영화 내용에 호기심을 가진 관객들과 표현 및 선택의 자유 지지자들이 몰려 상영 첫날 대부분 상영관에서 표가 매진됐다.
미국 언론들은 주요 대도시는 물론 메인 주 뱅거에서 인디애나 주 재스퍼, 앨라배마 주 그린빌, 미시간 주 트래버스시티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의 명단을 나열하기도 했다.
이 코미디 영화의 감독 겸 주연 세스 로건과 토크쇼 사회자로 나오는 제임스 프랑코, 그리고 공동 연출자인 에번 골드버그는 태평양 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30분( 한국시간 오후 5시30분) 이 영화 상영을 개시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영화관에 나타나 팬들의 성원에 감사했다.
로건은 "영화를 실제로 선보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한 관객은 이들에게 "평상시라면 이런 영화를 보지 않겠지만, 이 영화가 논란과 공방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고 예술·문화 작품에 대한 검열을 반대하고자 영화를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뉴욕 맨해튼 남쪽의 12번가에 있는 시네마빌리지에서 이 영화를 본 데렉 카펠(34)은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자유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급 대작은 아니라는 대체적인 평가 속에 관객들의 반응은 "고품격 정치 코미디"라는 의견에서 "그저 재미있고 웃기는 B급 영화"라는 견해까지 다양하게 나왔다.
북한이 이 영화를 민감하게 여기는 데 대해서도 한 중국계 미국인은 "북한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 반면 다른 백인 남성은 "'김정은'이라는 실명이 등장하는 데다 북한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사법 당국과 각 영화관 측은 '인터뷰' 상영에 따른 테러 가능성을 우려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비 태세를 갖췄으나 이날 오후까지 특별한 불상사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FBI는 전날 '인터뷰' 상영을 결정한 전국 영화관의 명단을 일선 지부에 회람하고 요원들이 전화 또는 직접 방문 형식으로 영화관 측에 테러 위협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일부 영화관에서는 경찰이 주변을 살피기도 했으나 대부분 영화관은 평소와 다름 없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감상했다.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는 전날에는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무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비디오'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이 영화를 유료 배포했다.
소니 측은 온라인을 통한 영화 다운로드 횟수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밝히지 않았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와 소니의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 '소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는 이날 한때 다운돼 접속이 되지 않는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해커 집단 '리저드 스쿼드'가 자신들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영화 '인터뷰' 관련 사태와의 연관성이나 구체적인 원인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