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이 전년보다 46만명(6.0%)이나 줄어 '허브공항'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환승객은 2013년 771만명에서 지난해 725만1천명으로 4년 만에 감소했다.

인천공항 환승객은 개항 첫해인 2001년 162만7천명에서 시작해 2005년과 2010년 각각 300만 명과 500만명 고지를 넘었다.

환승객 증가율은 2006년 이후 4년간 두자릿수를 유지했으며 2010년 0.1%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2011년 9.0%, 2012년 21.1%, 2013년 12.5% 등 높은 편이었다.

환승률(전체 국제선 승객 가운데 인천공항을 경유해 다른 나라로 간 승객)은 2001년 11.4%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3년 18.7%까지 올랐으나 지난해는 16.0%로 2.7% 포인트 떨어졌다.

인천공항 환승객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우선 중국 항공사가 미주 등의 직항 노선을 많이 늘린 것이 꼽힌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국 등지로 가는 승객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선 위주로 운영되던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이 지난해 3월 이후 국제선을 3개에서 16개로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지방 거주자들이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하네다에서 외국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두바이공항을 베이스로 한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앞세워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동남아, 유럽 등지의 환승객도 많이 줄었다.

한편 항공사별로는 미주·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이 많은 대한항공[003490]은 환승객이 43만3천명 줄었다. 이는 인천공항 전체 환승객 감소분(46만명)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환승객이 9만1천명 늘었다.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 국적 항공사들은 지난해 말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환승객을 늘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음달부터는 공항활성화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토부와 공항공사 등은 환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전략노선을 늘리고 환승객을 많이 유치하는 항공사에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국 국토부 항공정책과장은 "허브공항이 되려면 환승객이 중요하다. 자국 승객만으로는 시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하락으로 여행객이 많아지는데다 중국 항공사가 직항을 늘리고 있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수요가 폭발적이라 자국 공항에서 다 소화하기는 어려워 인천공항으로 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는 환승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