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서 3개월 진행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합동 군사훈련에 대응해 러시아 북해함대에 전투태세 점검 훈련을 명령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16일 푸틴 대통령이 북극해와 바렌츠해, 노르웨이해 등 발트해 인근의 러시아 부거부 해역을 방어하는 북해함대에 전면 경계태세에 돌입하고 부리 전투태세 준비훈련을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 나타난 푸틴 대통령은 서방언론들이 내놨던 건강악화설과 사생아 출산설 등 온갖 추측성 보도에 대해 "가십 없으면 지루하죠" 라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인디펜던트는 "열흘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나타남과 동시에 이번 군사훈련이 시작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는 20일까지 계속 되는 이번 훈련에는 병력 3만8천명과 군사장비 3300여대, 함정 41척, 잠수함 15척, 전투기 등 항공기 110대가 동원된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러시아 북쪽에 조성되고 있는 새로운 전략적 상황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며 이번 훈련이 푸틴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한 것을 강조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국방력 강화를 위해 10년간 21조 구불(385조 3000억원) 지출을 명령했다"도 말했다. 

이번 훈련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나토는 발트 3국에 지난 9일부터 3개월간 군수물자를 제공한 데 이어 3000명의 병력을 파견해 '애틀랜틱 리졸브'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노르웨이도 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했고, 폴란드 바르샤바 항공 미사일 연대는 이달 말 미국 패트리어 미사일 훈련을 할 계획이다. 

미국과 독일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기념행사와 같은 기간에 군사훈련이 실시된다는 점에 비난 성명을 내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며, 민스크 휴전 협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군사력을 동원해 크림을 무단 점령해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침해했다" 며 "러시아의 크림 점령이 계속되는 한 제재는 이어질 것"이라는 성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