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경제적인 문제로 자주 다투며 불화를 겪던 40대 여성이 7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 17층에서 투신, 그 자리에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아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23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9시 50분께 울산시 남구 무거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A(42·여)씨와 아들 B(7)군이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과 119구급대 출동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나, B군은 뇌출혈과 팔·다리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가족을 알아보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남아 있었다.

B군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군은 모자 관계로, 해당 아파트 17층에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시신의 훼손 정도, 집 베란다에 간이사다리가 놓인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B군을 안고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A씨는 뛰어내린 후 떨어지다 나뭇가지에 한 번 걸렸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그 자리에서 숨졌지만, B군은 A씨가 나뭇가지 위로 떨어질 때 충격이 1차로 흡수된 것으로 보이는 데다 A씨의 품에 안긴 채 떨어져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경찰은 A씨가 가정불화 때문에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남편과 별거하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자주 다툰 것으로 드러났으며, 집에서 발견된 유서와 집 벽면에도 남편을 원망하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부부의 문제로 어린 아이까지 희생될 뻔한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17층에 떨어진 아이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고 천운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