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43년간 남장을 한 채 건설현장과 농촌 등에서 남자로 일하면서 헌신해온 한 이집트 여성이 지방 도시에서 주는 '최고의 어머니상'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의 룩소(Luxor)에 사는 시사 아부 다우(Sisa Abu Daooh·64)라는 이 여성은 1970년대 임신 6개월짜리 딸을 가진 상황에서 남편이 죽자 딸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남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40년 전인 당시에는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여성 취업이 쉽지 않았고, 그녀의 가족들도 그녀가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재혼을 권하며 그녀에게 새로운 신랑들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그녀는 구혼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신의 힘으로 자녀들을 부양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여성을 육체노동이 필요한 직업에서 고용할리 없었고, 사무직의 회사원이 되기에는 가방끈이 짧았기에 아부 다우는 결국 취업을 위해 남자 행세를 하기로 결심했다.

머리를 깎고 터번과 남자옷을 입은 그녀는 건설현장에 나가서 벽돌을 굽고 농촌에서 밀 수확을 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남자 10명 만큼이나 힘이 세 여자가 하기 힘든 험한 일도 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지면서 구두닦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다움을 잃어버리는 것이 힘들었지만 딸을 키우려면 뭐든지 해야 했다"며 "부모님이 나를 학교에 보내주지 않아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고 남자옷을 입고 돈을 버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자로 일하는 것이 좋았고, 이것은 그녀가 성적 학대나 성적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남자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내 주변의 사람들도 행복해했고, 남자들은 나를 남자로 대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여자임에도 남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고, 사람들도 그녀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인 것을 알고 호다(딸 이름)의 엄마라고 불렀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룩소 시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여자인 것을 알 정도였다.

결국 룩소 시는 그녀를 올해의 '헌신적인 어머니'로 선정하고 상장(그녀가 읽지 못하는)과 함께 부상으로 매점을 마련해주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22일 시상식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직접 만나는 영예도 누렸다.

아부 다우는 이날 시상식에서 "죽은 날까지 남자옷을 입겠다. 평생 입었으니 이제 버릴 수 없다"며 남자 행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