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오전 싱가포르 종합병원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1959년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에서 자치령으로 승격했던 시절부터 자치정부 총리를 맡아,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초대 총리를 역임하며 1990년까지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서울보다 약간 큰 규모의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를 세계적인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탐바꿈시켜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부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역사할자들은 리콴유가 싱가포르를 아테네 이후 가장 놀라운 도시 국가로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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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권위주의적 통치 때문에 '아시아의 히틀러', '온건한 독재자', '개발 독재'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독재자라는 비난에 대해 그는 개발이 뒤진 아시아가 서구를 따라잡으려면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하다며 "여론조사를 해보라. 진정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가. 표현의 자유?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주택과 의료, 일자리와 학교'라고 말할 정도로 절저한 실용주의자였다. 그는 "죽거든 내 집을 허물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리콴유 총리의 타계에 세계 지도자들이 애도를 표했다. 중국은 33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며 각별한 인연을 가져온 리콴유 총리의 죽음에 대해 각별한 뜻을 표시했다. 시 주석은 고인을 "존경하는 어르신이자 중국인의 오랜 친구" 라며 "그의 타계는 국제사회의 큰 손실"이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는 진정한 역사의 거인" 라며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력가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그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오늘날 번영의 기초를 만든 아시아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싱가포르의 국부'는 영감을 준 아시아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추모 성명을 냈다. 

싱가포르 정부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29일 국장을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