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신청이 마감된 가운데, 신청국가가 50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예정창립 회원국을 포함해 중국에 AIIB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국가는 모두 46개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가 마감을 앞두고 참여 의사를 밝혀 참가국은 최대 48개국으로 늘어난다.
 
대만이 신청서를 낸 것까지 포함할 경우 49개국이지만, 중국은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최종 발표될 참가국 공식 집계에는 빠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창립회원국이 35개국으로 예상됐지만 영국의 가입 등을 시작으로 3월 들어 주요국들까지 가입하면서 가입국이 급증했다.

세계 주요국 중 미국과 캐나다, 일본은 AIIB 창립회원국 가입 신청서를 내지 않았지만, 이번 결과에 놀란 일본은 6월까지 뒤늦게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당국이 1일 현재까지 최종 마감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창립회원국 지위를 획득하는 국가는 약 2주간의 심사를 거쳐 4월 15일께 최종적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형식적인 절차로 현재까지 신청한 국가들이 모두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미 가입이 승인된 국가는 30개국이다. 해당 국가는 중국 인도 몽골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요르단 룩셈부르크 몰디브 뉴질랜드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영국 타지키스탄이다.

가입승인 절차가 진행중인 국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14개국이다. 해당 국가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한국 터키 러시아 브라질 네덜란드 호주 덴마크 그루지야 이집트 핀란드가 있다.

또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가 마감을 앞두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참가국 분포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대양주 등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대됐다.

아시아가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30개국으로 가장 많고, 유럽 국가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12개국으로 뒤를 이었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가 포함될 경우 유럽 국가는 14개국으로 늘어난다.

대양주 국가가 호주, 뉴질랜드 등 2곳이었고, 중남미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로는 각각 브라질과 이집트만이 참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에는 미국을 제외한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4개국이 모두 참가했고, 주요 20개국(G-20) 중에는 13개국, 주요 7개국(G-7) 중에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를 제외한 4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한국, 호주, 러시아, 브라질 등 주요국들이 속속 AIIB에 가입하며 중국 당국을 흥분시키고 있다.

미국은 WIIB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통해 AIIB와의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루 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미국은 AIIB와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양국의 협력은 미·중 전략경제대화(SED), 세계은행(WB)과 AIIB, 양국이 합의한 다른 메커니즘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AIIB에) 조급하게 참가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현재로선 참여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다만 주중 일본 대사는 오는 6월까지 AIIB에 가입할 수 있다고 언급, 향후 참가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테라 마사토 주중 일본 대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수 개월 안에, 늦어도 6월 안에 AIIB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AIIB 가입을 시도했지만 중국의 거부로 무산됐다.

중국 언론들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국가들이 마감을 앞두고 앞다투어 신청을 한 것을 크게 반기면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분석기사에서 "AIIB는 파워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회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의 파워가 신흥시장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신흥국가가 국제금융기구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10월 처음 제안한 것으로 자본금 50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로 출발한 뒤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확대할 예정이다.

AIIB는 시 주석이 제창한 글로벌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금융수단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