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택배업체 페덱스(FedEx)가 유럽 시장 3위인 네덜란드 택배업체 티엔티(TNT Express) 인수에 나선다.
양사는 7일 공동성명을 내고 페덱스가 TNT 주주들을 대상으로 1주당 8유로에 매입을 공개 제안하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사는 이번 주 중 최종 합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
매입가격 기준 TNT 주식가치는 총 44억 유로(약 5조2,500억원)다.
매입가격은 지난 2일 TNT 종가(약 33억 유로, 약 3조9,260억원)에서 33%나 할증된 금액이다. 지난 3개월 평균가격에 비해선 42% 높다.
양사는 또한 TNT에서 분사한 포스트엔엘(PostNL)도 보유 중인 TNT 지분 14.7%를 넘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합의는 페덱스의 경쟁업체인 UPS(United Parcel Service)가 지난 2013년 1월 독과점 우려 속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 거부로 52억 유로(주당 9.5유로) 규모의 TNT 인수 계획을 철회한 지 2년만이다. 이후 TNT익스프레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과 브라질 법인을 매각하고 4000명에 이르는 임직원을 해고한 바 있다.
양사는 "경쟁당국의 우려는 시의적절한 방법으로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TNT는 국제 배송물량 감소로 적자를 지속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자체 턴어라운드 대신 피인수의 길을 선택했다.
항공 운송분야에서 세계 1위인 페덱스는 TNT 인수로 유럽의 항공 및 육상 네트워크를 강화해 유럽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로 유럽시장 점유율이 낮았던 페덱스는 단번에 2위로 올라 서게 됐다.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유럽 국제특송 시장에서 독일 DHL이 시장점유율 38%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UPS(23%) TNT(16%) 페덱스(11%) 순이다.
페덱스는 TNT의 유럽 지상망(road network)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TNT의 고객들을 자사로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