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무역 실적이 예상 외로 심각하게 저조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시장 일각에서 또 다시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은 8조8,68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수출이 8.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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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수입도 8조 6,87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1.3% 감소를 웃도는 수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3일 이에 대해 "크게 저조한 무역 실적과 주택 가격 하락 등이 중국 경제의 재 균형을 반영하는 반가운 소식인지 아니면 경착륙을 예고하는 불길한 전조인지의 논란이 있다"면서 "최근의 조짐은 중국 경제가 뭔가 잘못됐음을 경고한다는 우려가 시장 일각에서 제시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금융 컨설팅사인 패섬의 에릭 브리턴은 가디언에 철도 화물과 전력 생산, 그리고 은행 여신으로 미뤄볼 때 중국의 성장이 당국이 예상하는 7% 내외에 크게 못 미치는 3%대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브리턴은 "중국이 지금 경착륙 국면"이라면서 "이전의 성장 모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불과 1년 전만 해도 집값이 두자릿수로 뛰었던 집값이 한해 6% 가량 폭락했다며, 중국 주택시장 와해가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문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브리턴은 이와 함께 과다한 부실채권, 그리고 산업 과잉으로 중국 경제가 고통받고 있어, 중국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경제가 주저앉는 것을 막으려면 위안화 가치를 25% 가량 대폭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디언은 세계은행도 중국 경제 둔화를 우려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지난해 7.4% 성장했으나 올해는 7.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실물(경제)과 금융의 나약함이 무질서하게 풀릴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중국의 무역 수지가 지난달 저조한 지표를 보임에 따라 추가 부양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소재 BTIG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경기 부양이 더 이뤄질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때문에 미 국채 수익률도 모처럼 상승했다"고 전했다.
PT MNC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크바르 시야리에프도 블룸버그에 "중국의 저조한 수출이 투자자의 걱정이지만, 한편으로는 추가 부양 기대를 높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신흥국 증시가 개장일 기준으로 11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0년여만에 최장기 상승한 것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곧 발표되는 중국의 1분기 성장 실적을 시장이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