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한 남자친구의 친구에게 강제 키스를 시도하다 혀가 잘린 20대 여성이 준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3형사부(김형한 부장판사)는 17일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23·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에게 원심과 같이 벌금 300만 원 및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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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13년 6월 11일 서울 영등포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일행인 친구의 남자친구가 만취해 쓰러지자 부축하는 과정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는 행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상대 남성이 A씨의 혀를 깨물었고, A씨는 혀 일부가 절단되는 상처를 입었다.
A씨는 해당 남성에게 키스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지법은 "공소 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이 만취한 피해자에게 키스해 강제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혀는 입 안에 있는 신체 부분으로 통상 내밀지 않으면 절단되기 어렵다. 특히 물어뜯는 상해 행위는 치아를 사용해 이뤄지는 것임에도 내밀지도 않은 혀가 절단되는 상해를 입었다는 여성 측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혀 절단 사고와 관련 상대 남성에 대해 중상해를 가한 혐의로 고소해, 이 남성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받았으며, 대법원에서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남성은 여성의 혀를 자른 것에 대해 "강제추행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정당방위를 넘어선 행동"이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