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아프리카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탈리아가 난민 유입 방지를 위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리비아 근거지에 대한 공습을 요청하고 나섰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의 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동 동맹군이 공습 범위를 넓혀 리비아의 IS 조직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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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언은 지난 14일 리비아 해안에서 100여 명을 태우고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선에서 무슬림들이 기독교인 12명을 바다에 던진 사건이 일어난 직후 나왔다.
최근 이탈리아 시실리 해안으로 난민 유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IS가 리비아의 해안지역을 점령하고 '탈출경로 장사'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중해를 통한 밀입국자들은 대부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으로 리비아에서 머물다 유럽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데,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리비아가 각각 트리폴리와 토브루크에 기반해 자리를 잡고 있는 2개의 정부와 IS 점령지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 사실상 무법 상태에 빠지자 이들에 대한 핍박도 심해져 여름에 집중되던 밀입국이 연중 내내 일어나고 있고 리비아를 벗어나기 위해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IS 리비아 지부는 유럽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난민들이 출발하는 지점인 리비아의 사브라타도 점령하고 리비아의 지중해안 지역에서 리비아로부터 탈출하려는 난민들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에서는 리비아 IS의 공습에 거의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이 카다피 전 대통령 축출을 위해 리비아를 공습한 뒤 오히려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면서 무정부 상태에 빠져 서방의 공습 이후 분열이 더욱 심해지고 IS가 리비아에서 더 활개를 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해군참모총장에 해당하는 영국 제1군사위원 출신인 앨런 웨스트는 "유럽이 갈수록 증가하는 난민 유입에 대해 협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은 지지한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면에서 위험성이 많다. 어떻게, 누구를 목표물로 삼을 것인가? 젠틸로니 장관의 공습 주장은 부정확한 얘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