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48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도로 불리는 '리니어 신칸센'의 주행 실험이 진행된 일본 야마나시현 쓰루시의 실험센터에 모여든 200명의 철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일본이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건설중인 리니어 신칸센이 시속 600㎞을 넘어 603㎞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모니터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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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을 찾은 한 중년 여성은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목격한 느낌이다. 리니어 신칸센을 꼭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리니어 신칸센이 도달한 시속 603㎞는 세계 철도 역사상 가장 빠른 주행 기록"이라는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철도 주행 속도는 2007년 프랑스의 테제베(TGV)가 기록한 시속 574㎞였다.
현재 리니어 신칸센의 1차 구간인 도쿄~나고야 노선의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제이아르(JR)도카이는 마나시현의 우에노하라시~후에후키시를 잇는 42.8㎞ 구간에 실험선을 설치해 놓고 주행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주행은 리니어 신칸센이 실제 운행속도인 시속 500㎞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해도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 운전이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고속철인 리니어 신칸센은 영어로 직선을 뜻하는 리니어(linear)와 일본 고속철인 신칸센을 합친 단어다. 이 철도는 일반 신칸센(시속 285㎞)보다 두 배나 빠른 시속 500㎞ 이상으로 달리기 때문에 곡선이 거의 없는 '직선 노선'이 필요하다. 또 기존 신칸센과 달리 레일 위가 아니라 열차 차체와 노선 측면에 각각 설치된 초강력 전자석의 흡인력과 반발력을 이용해 공중에 10㎝ 높이로 뜬 채 달린다.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력이 없기 때문에 시속 500㎞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현재 신칸센이 도쿄~오사카 구간(길이 545㎞)을 달리는 데 2시간22분이 걸린다. 리니어 신칸센은 이 구간을 54분에 주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