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각료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잇따라 참배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23일(현지시간) 야마타니 에리코(山谷えり子)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 아리무라 하루코(有村治子) 여성활약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이 각각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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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하루 만이다.
 
춘계·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나 일본 패전일(8월 15일)때마다 단골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반복해 온 이들 여성 각료 3명은 지난 21일 춘계 예대제가 시작된 이후 신사에 참배하지 않다가 제사 마지막 날인 23일 전격적으로 참배했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이들을 참배일을 23일로 한 것과 관련, 중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각료들이 총리관저와의 교감에 따라 참배 시기를 회담 다음날로 늦췄을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는 중일정상회담 다음 날 일본 각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신사를 참배하자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일부 일본 관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역사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오직 당시의 침략 역사와 군국주의를 성실하게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며 철저하게 선을 그을 때만이 중일 관계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가조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이들의 신사 참배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이들 각료들 외에도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06명은 22일 단체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으며, 여기에는 정부 측 인사인 오자토 야스히로(小里泰弘) 환경 부(副)대신, 아카이케 마사아키(赤池誠章) 문부과학 정무관, 후쿠야마 마모루(福山守) 환경 정무관이 포함됐다.

야스쿠니신사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결과에 따라 사형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일본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