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캘리포니아 주로 이사온 강수련(28세)씨는 어바인에 싱글 하우스를 마련했다. 넓직한 뒷마당에는 매일 잔디에 물을 줄 수 있는 스프링쿨러가 작동하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두 세달 동안 충분한 수분을 잔디에 공급하는 일이 반복 될 쯤에 옆집으로부터 경고 아닌 경고를 받았다. 매일 조경을 위해 스프링쿨러를 작동하거나 수영장에 물을 꽉 채우는 경우 벌금을 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였다. 강씨는 캘리포니아주의 수십만 되는 가구의 물 사용을 어떻게 주정부가 체크해 벌금을 물게 하는지 궁금했다.
캘리포니아 주 가뭄 대책본부는 각 도시마다 잔디에 물 주는 날을 정해 놓고 물 사용료가 집 넓이에 비해 크게 초과하는 가구를 집중 조사하는 동시에 이웃끼리 서로 물 과다 사용 시 정부에 신고하도록 하는 시민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물 부족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참여를 장려하는 캠페인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한 마을은 물을 기존보다 25% 줄여 공급했으며, 각 가구의 수영장 사용과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사용을 금지했다. 수도관의 누수를 찾아내 새고 있는 물을 막았으며, 음식점에서는 손님이 먼저 물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물을 제공하지 않았다.
산타크루즈 롬피코 캐년 마을 주민들은 물을 적게 쓰는 마을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절수형 세탁기를 구매하고 수도꼭지의 흐르는 물 대신 물을 받아놓고 씻으며, 비가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양동에 물을 받아 필요할 때 사용하곤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의 물 부족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어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비가 내리지 않는데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정액제 수도료와 농업용수다.
산호세 머큐리 뉴스(San Jose Mercury New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전역의 22만 5,000여 가구와 사업체들은 계량기도 없이 물을 사용하고 있다. 정액제로 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의 사용량과 관계 없이 정액제로 내고 있는 이들에게 물 절약은 강 건너 불구경일 뿐이다. 정액제를 사용하고 있는 가구나 사업체들은 계량기가 있는 곳보다 평균 39% 사용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 물 사용량의 80%가 농업 용수로 쓰이는 현실에서 생활 용수를 절약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농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