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 의회가 17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개시안을 승인,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연방 하원은 이날 86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안을 찬성 439, 반대 119, 기권 40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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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핀란드 의회도 전날 이 협상안을 승인한 바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이 속속 협상안을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조만간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3차 구제금융을 지원 받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하원 표결에 앞서 의원들에게 지난 13일 타결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안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어려운 과제지만 그리스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최후의 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재개를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 구제금융 제공 방안이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의원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앞서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전날 성명에서 그리스가 ESM을 통한 3년간 구제금융 협상 개시의 조건인 4개 개혁법안 입법을 합의안대로 적시에 이행함에 따라 ESM 지원 원칙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로그룹은 또 유로존 각국의 의회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협상 개시를 이번 주말 ESM 이사회가 공식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로그룹은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기자금으로 70억 유로(약 8조7,600억원)의 브릿지론을 제공하는 방안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 자금은 오는 20일 만기에 도달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우려에서 벗어나게 됐다.

브릿지론 제공 방안은 각국 의회의 승인이 완료된 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브릿지론은 장기채무의 만기가 돌아왔지만 상환 자금이 부족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빌리는 단기 자금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날 그리스 은행에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