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 소셜미디어의 ‘비교’ 문화가 미국 명문대생들의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대학 상담소들의 조사 결과 상담소를 방문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불안감과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중에서도 소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 학생의 정신질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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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는 최근 13개월간 6명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코넬대학에서는 2009~2010년 사이 6명이, 뉴욕대학에서도 2003~2004년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펜실베니아대학은 지난해 초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정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에서 ‘펜 페이스(Penn Face)’라는 캠퍼스 문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펜 페이스’는 학생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 온 용어로, 슬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늘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비치도록 쓰는 일종의 가면을 일컫는다.
스탠퍼드대에서는 이를 ‘오리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수면 위를 우아하고 매끄럽게 나아가는 오리가 물속에서는 끊임없이 물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2003년 듀크대 연구 보고서에서는 듀크대 여학생들이 ‘눈에 보이는 노력없이 똑똑하고 성취감도 높으며, 아름답고 인기까지 많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재들의 집합소에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학생들에게 거짓으로라도 완벽함을 추구하도록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넬대학의 심리상담소의 그레고리 엘즈 소장은 잇단 학생들의 죽음에는 소셜미디어의 영향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는 비교문화의 위험성을 더 키우고 있고,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은 모두 행복해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는 소셜미디어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이 ‘나는 가치가 없다’는 생각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학들은 학생들의 정신질환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멋진 사진들로만 장식하는 ‘쇼윈도SNS’에서 탈피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