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한 학교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며 화장실의 성별 표시를 없애고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 인근 아쿠르스콜리 초등학교(Akurskóli primary school)가 "누구에게도 미리 정해진 성(性)을 강제하지 않겠다"며 화장실의 성별 표시를 없앴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구르브요르그 로베르츠도티르(Sigurbjörg Róbertsdóttir 교장은 이 정책이 "학교도 집에서처럼 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면서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구분 없이 모든 성별의 사람들이 동일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여교장은 친동성애 매체인 게이아이슬란드(GayIceland)에 "우리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이 원하는대로 존재할 권리가 있으며, 그들 스스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성별이 유동적인 학생이나 성전환자인 아이들이 학교에 출석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여교장은 아울러 수영 시간에 남학생에게 팬츠를, 여학생에게 수트로 된 수영복을 가져오라고 특정하지 않고 '입을 수영복'이라고 포괄적으로 지칭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또 남학생과 여학생이 구별 없이 게임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는 앞서 이 같은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으로 보냈으며, 학생들이 성별 구분 없이 적절한 수영복을 입으면 된다고 밝혔다.

이 여교장은 "남학생들이 수트를 입든, 여학생이 팬츠를 입든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이는 여학생들이 가슴이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어도 된다는 의미다.

앞서 영국 이스트서식스(East Sussex) 뉴헤이븐(New havern)의 한 초등학교도 '트랜스젠더 혐오증(transphobia)'을 막기 위해서라면서 지난 2014년 성별 구분 없는 화장실을 설치해 학부모 사이에서 찬반이 갈리는 등 논란이 인 바 있다.

하버 초등학교(Harbour Primary School)에 설치된 이 화장실은 남자용 소변기를 없애고 잠금장치가 달린 칸막이에 좌변기만 설치했다. 이는 학교가 속한 주 교육청의 학교 건물 신축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