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조직 IS(이슬람국가) 대원들이 난민으로 가장해 유럽으로 침투했다는 제보가 100여건이나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베를린에서 테러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난민 숙소에 있던 한 알제리 남성이 체포된 가운데 전해졌다.

독일 국내정보 기관인 헌법수호청(the Office for the Protection of the Constitution, BfV)이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난민 가운데 IS 대원이 숨어들어 있다는 제보를 100건 넘게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한스-게오르크 마센(Hans-Georg Maassen) 헌법수호청장이 최근 내무부에서 국내정책현안을 다루는 정치인들과 함께 모임에서 "IS 대원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침투하고 있다는 첩보를 지속적으로 듣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독일 일간 베를리너차이퉁을 인용해 전했다.

마센 청장은 그러나 상당수는 진실이 아닌 음해성 제보도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독일 당국은 지금까지 지난해 독일에 도착한 110만명의 난민들 중에서 IS 대원들이 난민으로 위장해 침투했을 가능성에 대해 폄하해왔었다. 

그러나 독일 검경 당국은 헌법수호청으로부터 수 주 전에 입수한 IS 관련 테러 기획 정보를 토대로 전날 오전 베를린 등 3개 주(州)에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인 바 있다.

그리고 작전을 통해 난민시설 등에서 테러 세포 조직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35세 알제리인과 그의 아내 등 3명을 체포해 IS 대원의 난민 위장 침투를 단순히 음모 수준으로 폄하할 수 없는 상황임이 확인됐다.

이 알제리인은 쾰른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아텐도른(Attendorn)이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난민 숙소에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다. 

또 다른 한 명의 용의자도 알제리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화 통화를 감청해 이들의 테러 모의를 적발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장소로는 1989년까지 동서 베를린 사이의 베를린 장벽에 있었던 동독 입국 검문소로 현재는 유명한 관광지인 '체크포인트 찰리(Checkpoint Charlie)'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곳은 1961년부터 1990년까지 연합군과 외국인, 외교관, 여행객들이 동 베를린과 서 베를린을 드나들 수 있었던 유일한 관문이었다.

또 독일 베를린의 중심부에 있는 광장으로 교통과 쇼핑의 중심인 알렉산더광장(Alexanderplatz)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이 알제리인 남성이 난민으로 가장한 채 가족과 함께 발칸 루트를 거쳐 유럽으로 넘어왔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슈피겔온라인은 5일 이 남성은 시리아 알레포에서 태어난 것으로 속이고 작년 12월 28일 독일로 입국했으며, 적어도 3개 이상 가명을 쓰면서 지내왔다고 전하고 작년 11월 파리 테러와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외에도 아직 체포되지 않은 두 명의 용의자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들이 어떻게 난민 신분으로 독일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가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알제리 출신이지만 IS와 연결되어 시리아에서 IS 대원들과 함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