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뿐만 아니라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까지 법인세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9일 시장의 예상을 깨고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이 확정된 가운데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뿐만 아니라 감세 정책을 내세운 공격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명목 법인세율을 15%(기존 35%)로 낮출 것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 만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써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때 법인세 인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브렉시트를 결정하며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던 영국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 중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임 영국 총리는 재계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인세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추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브렉시트 결정에 따라 캐머런 전임 총리가 자진 사퇴한 이후 취임한 메이 총리는 지난 21일 공식 연설에서 법인세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영국은 현재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법인세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항해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법인세는 향후 매년 1% 포인트씩 하락해 오는 2020년에는 17%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헝가리도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헝가리는 기존 순익에 따라 다르게 부과되던 법인세에 대해 내년 9%로 인하하며 단일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의 법인세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유럽연합 내에서는 최저 수준이 된다.
이처럼 각국 정부들이 나서서 법인세를 인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인세는 개인의 소득 부과되는 소득세와 같이 법인의 소득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을 말한다.
법인세가 낮은 국가 일수록 저세금을 선호하는 다국적기업들의 관심이 몰리기 마련이다. 그간 글로벌 기업들은 높은 법인세을 낮추기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세금이 낮은 국가로의 이전을 꾀해왔다.
대표적인 저법인세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일랜드는 법인세 인하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에 불과하다.
지난해 아일랜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전년 대비 26.3%나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잠정 예상치인 7.8%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개발도상국의 사례에서도 드문 경우다.
이처럼 아일랜드의 급격한 성장의 배경엔 낮은 법인세를 따라 들어온 글로벌 기업들이 있었다.
글로벌 제약 기업이 아일랜드 기업과 M&A을 통해 본사를 아일랜드에 옮기는 사례들이 잇따르며 GDP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그 밖에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이전을 억제하고 외국 기업들의 국내 유치를 위한 당근으로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