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위 도덕경찰에 체포된 조사를 받던 여성(22)이 의문사하면서 이란인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같은 시위에 관련한 정보 유통과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이란 정부가 인테넷을 통제하자 미국이 대이란 제제 대상에서 면제된 인터넷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 재무부는 23일(금) 이란 내 인터넷을 통한 정보소통의 자유를 더 지원하고자 대이란 제재 지침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개정된 지침에은 미국 등의 사업자가 이란과 거래할 수 있는 품목에 소셜미디어 플랫폼, 화상회의 프로그램, 이란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감시를 막는데 필요한 서비스, 바이러스 및 악성프로그램 대응 소프트웨어 등을 추가했다.
현재 이란에서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다 지난 16일 숨진 이후 책임 규명 등을 요구하면서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히잡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시위가 격화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시위 발생 5일째인 21일(현지시간) 시위로 인해 지난 이틀간 4명의 시위자를 포함해 경찰과 (친정부)민병대 등 총 8명이 숨졌다고 이란 당국이 밝혔다.
이란 인권단체 헹가우는 정부의 폭력 진압으로 시위대 6명이 숨지고 450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최소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다고 밝혔다.
쇼셜미디어(SNS)에서는 피 흘리는 이란 시위대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불타는 자동차나 테헤란 거리의 모습이 쉼없이 공유되고 있다.
이에 이란 당국은 시위대에 강경 대응하면서 SNS 사용을 차단하는 등 인터넷 접속을 통제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은 근본주의적인 이슬람 국가로 돌아갔는데, 여성의 권리가 제한된다거나 히잡이 의무화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미 재무부는 "이란 정부가 세계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가운데 미국은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고 이란 사람들이 사실에 기반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개정된 지침은 기술기업이 이란 사람들에게 더 안전한 외부 인터넷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란 정부는 평화로운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장면을 8천만 이란 인구 대부분과 세계가 보지 못하도록 인터넷을 차단했다"며 "우리는 이란인이 암흑 속에 고립되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