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일본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엔을 32년 만에 돌파했다.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2484위안(역외 홍콩시장에서는 7.2790)까지 치솟으며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50엔을 넘어섰다. 지난 14일 147엔 선이 무너진 뒤 148엔 선과 149엔 선이 잇달아 뚫린 데 이어 이날 150엔 선까지 붕괴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으나 특별한 개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있더라도 일시적이고 결국엔 시장흐름을 막을 수는 없으며, 달러 손실만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로 당국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엔화 가치 추락이 '아시아 외환위기'를 재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수석통화전략가는 "달러당 엔화 가치가 150엔 선 등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1997년과 같은 아시아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아시아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하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위안화 가치도 연일 하락세다. 역외시장인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장중 최고치는 달러당 7.2790위안을 기록했다. 2010년 중국이 역외 외환시장을 개장한 이후 최고치다.
또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오히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위기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것이 엔화와 위안화 환율에 기인하기보다는 강달러 현상으로 인한 요인이 크다고 한다.
이들은 강달러 현상으로 달러 외의 유로화, 엔화,파운드화, 위안화 등 모든 주요 통화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외환 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게 본다. 다만, 부채가 많고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한 국가의 경우 외환위기 가능성은 상존한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강달러현상은 미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것으로 전세계 중앙은행이 미국에 발맞춰 금리인상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를 인하하거나 통화 팽장 정책을 쓰는 경우 외환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영국의 경우 대규모 감세정책안으로 인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시장 등의 침체로 인해 통화완화 혹은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을 해야할 상황이지만 2회연속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