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독재 체제나 다름없는 '시진핑 3기' 출범에 따른 중국 부유층의 '엑소더스'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앙정치상무위원회가 시진핑 측근으로 구성되면서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당국이 '공동부유론'를 앞세워 자산가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고, 부유기업 통제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유층의 '본국(중국)'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변함없이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시진핑 독주의 위험을 감지한 자본시장에서는 주가 폭락으로 중국 부호들의 자산이 하루 새 72조원 가량 증발하는 등 자산가들의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5일(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진핑 3연임과 함께 중국 최고지도부가 시 주석과 그의 측근들로 채워지면서 중국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자 중국 부유층이 본국 탈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홍콩과 중국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둔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이번 당대회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경제와 함께 번창했던 중국 기업 엘리트들에게 '티핑포인트'가 됐다면서 "시 주석이 연임을 확정한 뒤 여러 명의 중국 슈퍼리치 기업가들로부터 중국 탈출 계획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대형 로펌 덴턴로디크의 키아멍로 파트너변호사도 "지난 수개월 동안 가족들의 부를 관리할 패밀리 오피스를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방안을 문의하거나 지시하는 연락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중국 부유층이나 엘리트 가족이 자산관리 허브로 홍콩을 선호했지만 근래 들어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 주석의 1인 지배 체제가 굳건해진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기간에 중국인의 자산 해외 반출 문의가 늘었다. 싱가포르 로펌인 베이프런트로의 라이언 린 이사는 "대부분의 중국인이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돈을 옮기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편 공포에 빠진 외국인투자가들의 자본 이탈도 심상치 않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가 1994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투자가들은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 179억 위안(약 25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로써 중국에 대한 연간 누적 기준 외국인 투자가 순매도로 전환됐다. 이는 2014년 후강퉁 개설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