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반대하는 시위가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면서 시위대의 요구대로 방역을 완화할 것이냐 강경 대응할 것이냐 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3연임을 통해 집권 3기를 시작하자 마자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처벌을 면하기 위해 항의 표시로 흰 종이를 펴드는 것)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아파트 화재가 발생한 뒤, 사상자 발생의 원인이 된 '화재 진화 지연'이 고강도 방역 조치때문이라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베이징, 상하이, 우한, 청두, 난징, 광저우 등 대표적 대도시에서 수백∼수천 명 단위로 전개되고 있다.
상하이 시위에서는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강경한 주장이 나왔으나 주말을 보내면서 중국의 대도시와 대학가의 시위는 제로코로나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장기 봉쇄가 대표하는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이 만 3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지친 시민들의 절망과 분노에 우루무치 화재가 도화선 역할을 한 상황이다.
시위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에 하락세가 꺽인 것으로 분석된다.
강경 대응은 상하이 시위대 중 체포한 이들에 대해 강한 처벌을 하는 동시에 앞으로 벌어지는 시위를 원천 봉쇄하는 등의 방법이다.
그러나 지난달 당 대회를 통해 '인민영수'의 칭호를 일선에 확산시킨 시 주석 입장에서 경제 상황까지 여의치 않은 터에 대규모로 발생한 민심에 정면으로 맞서는 길을 택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방역의 제한적이고 점진적인 완화와 본보기식 강경 대응을 병행하는 식으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중국 관영 매체는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시위에 대한 언급과 확산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