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과의 튀르키예 합작공장 계획을 철회한 미국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손을 내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에 유럽 배터리 합작공장을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하는 가운데 투자 여력과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경쟁력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의 '지각 변동'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앞서 포드는 지난해 3월 SK온과 튀르키예에서 연 최대 45GWh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었다.
하지만 포드는 SK온의 자금 문제와 낮은 수율을 이유로 합작공장 계획을 접기로 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늦출 수 없는 포드는 SK온의 대안으로 높은 수율과 자금력을 동시에 갖춘 LG에너지솔루션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LG엔솔과 포드 간 협상을 놓고 배터리산업 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국, 유럽 등에서 양적 확장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여건 악화와 본격적인 배터리 출하에 따른 품질 문제 등이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춘 상위 업체엔 '러브콜'이 쏟아지는 반면, 그렇지 않은 업체는 심하면 파산할 수도 있다"며 "양극화가 올해 배터리산업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 업체의 합작공장 건설을 요청받는 상위 업체는 '기술적 해자'를 구축한 LG엔솔, 삼성SDI, SK온, CATL 등으로 좁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