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데믹 사태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었으나 이후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코로나19 사태 기간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는 등 급변한 사회변화가 일으킨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대표적인 사례로 샌프란시스코의 22층짜리 사무용 건물을 소개했다.

샌프란시스코 금융지구의 중심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3억 달러(약 4천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온 이 건물의 가격은 6천만 달러(약 800억 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80%가량 급락한 가격이다.

샌프란시스코 상업용 건물이 밀집한 다운타운

WSJ은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치솟는 범죄율과 떨어지는 삶의 질 탓에 시내 사무실 임차 수요가 줄어든 것과 함께 재택근무의 연쇄효과가 꼽았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등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 기업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로 사무실에 나오지 않게 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식당과 잡화점 등도 잇따라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전체 사무실 공간의 30%는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매물로 나온 샌프란시스코의 22층짜리 사무용 건물도 현재 75%가 공실이다.

이는 건물 대부분을 임대했던 은행이 사무실을 뺐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외에 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된다.

임대 수익이 줄어든 건물주가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미국 은행 웰스 파고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중 원금과 이자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 불량대출 규모가 지난해 1분기 1억8천600만 달러(약 2천500억 원)에서 4분기에 7억2천500만 달러(약 9천730억 원)로 급증했다.

금융정보업체 트렙은 올해 미국에서 사무실용 건물의 대출 만기 규모는 800억 달러(약 107조3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WSJ은 최근 금리 인상을 반영해 대출 연장을 계약할 경우 이자를 내지 못하는 불량 대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