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금조달 비용·상업용 부동산 침체 등 요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무디스에 이어 미국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고금리로 인해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로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P는 이날 어소시에이트 뱅코프, 리내셔널뱅코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높은 자금 조달 비용, 단기자금인 중개예금(Brokered deposits)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등급 강등 배경으로 꼽았다.

더불어 대규모 예금 유출과 만연한 고금리 등을 이유로 UMB파이낸셜 코프, 코메리카뱅크, 키포크 등 은행 3곳의 등급 역시 한 단계 하향했다. 

S&P

S&P는 보고서를 통해 "급격한 금리 상승이 미국 은행들의 자금 조달과 유동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미국이 긴축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험에 가입한 은행들의 예금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S&T은행과 리버시티은행의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높은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가 그 요인으로 언급됐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겪고 있다. 

부동산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주요 도시 사무실 공실률은 17.8%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12.2%)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공실률이 치솟아 대출금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들은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앞서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M&T뱅크와 피나클 파이낸셜, BOK파이낸셜, 웹스터 파이낸셜 등 중소형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했다. 

이 역시 △높은 자금조달 비용 △규제 자본 약화 가능성 △사무공간 수요 약화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 노출도 상승 등이 요인이 됐다.

이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발 은행권 위기의 여진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올해 초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는 미국 은행 부문의 신뢰 위기를 촉발했다"며 "당국이 신뢰 회복을 위한 긴급 조처에 나섰지만 다수의 지역 은행에서는 예금 인출이 폭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