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새 지도를 공개하자 베트남 등 주변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외교부 팜 투 항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지도에 담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강하게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주 초에 베트남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자국 어선을 향해 중국 선박이 물대포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국이 정상 조업 중인 우리 어선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도 새 지도에 담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일축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우리 해역에 대한 중국의 왜곡된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외교부도 중국 측에 외교적으로 공식 항의했다.
앞서 인도도 새 지도가 자국 영토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어 중국에 항의했다고 사흘 전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이런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해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최근 공개한 '2023 표준지도'에서도 주변국과 국경·영유권 분쟁을 겪는 지역을 모두 자국 영토로 표시했다.
새 지도에는 기존의 구단선 대신 대만까지 자국 영토로 포함한 '십단선'이 표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주변국들은 객관적·이성적으로 접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중국해는 해운 등 물동량이 연간 3조 달러(약 3천966조원)에 달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해양생물의 보고로 평가받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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