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국-베트남,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예정""바이든, 10일 베트남 방문 때 발표...기술·경제·안보협력 강화"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베트남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이달 1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할 때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베트남이 CSP를 구축한 국가는 한국, 인도, 러시아, 중국 등 4개국뿐이다.
베트남은 조약 동맹국이 없는 국가로, 다른 나라와 '포괄적 동반자 관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 3가지 형태의 양자 관계를 맺어왔다.
베트남은 10년 전 미국과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는데, 이번에 두 번째 단계를 건너뛰고 미국과 최고 수준의 양자 관계를 맺기로 한 것이다.
베트남이 양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는 데는 통상 수년이 걸린다고 WP는 전했다.
양국이 관계 격상을 모색하는 배경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에 맞서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아울러 베트남도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균형추로 삼을 수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은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베트남은 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양국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국방 및 안보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모함의 베트남 입항, 합동군사훈련, 무기 판매 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앞서 베트남은 무기 수입처 등을 다변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은 현재 러시아산 무기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다.
다만 이번 관계 격상이 공식적인 국방 동맹을 위한 발판 수준은 아니라고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그레고리 폴링도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것은 베트남이 두 강대국(미중)의 균형을 유지해 자국의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