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 '5% 근접' 미 국채금리에도 영향...연준에 재정정책 견제 요구 목소리

파월 연준의장

( 파월 미 연준의장. 자료화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조만간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8년 10월 말 10조6천억 달러(약 1경4천조원)였던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15년간 상승세를 지속, 지난 13일 기준 33조5천억 달러(약 4경5천조원)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미 금융권에서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미 국채 금리 상승 배경 중 하나로 평가된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 3.31%로 연저점을 기록한 뒤 상승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 2007년 이후 최고인 4.9362%를 찍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성장이 둔화하고 실업률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연준이 연방정부의 채권 이자 부담을 고려해 물가안정 목표를 등한시한다고 받아들여질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는 지난 8월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하향한 바 있으며, 초당파적 기구인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5∼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게다가 미 의회에서는 아직 이번 회계연도 예산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다음 달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가능성이 남아있다.

미국의 국채 공급 증가뿐만 아니라 중국·일본을 비롯한 시장행위자들의 미 국채 수요 둔화, 연준이 채권 보유를 줄이는 양적 긴축(QT) 등도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연준 이사를 지낸 케빈 워시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우리는 레짐체인지(체제 변화)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은 재정정책이 경제·금리·중앙은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파월 의장과 연준 관계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그들이 최소한 통화정책과 경제에미칠 영향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미국 내 경제적 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미 재무부 관리를 지낸 마크 소벨은 미 재정적자가 시장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연준 관계자들이 대중들에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1일 "이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준이 31일부터 이틀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파월 의장은 19일 뉴욕경제클럽 행사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이번에 재정적자 문제로 의회를 비판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월가의 경고 목소리가 커지면 결국 재정정책에 대한 그동안의 침묵을 깰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방안을 은연중에 지지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2%)보다 높은 만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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