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러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우크라이나 아동 가운데 수백명이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납치된 약 2만명의 어린이 중 387명을 귀국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청소년(왼쪽)과 올레나 젤렌스카 영부인(오른쪽)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귀환한 청소년(왼쪽)과 올레나 젤렌스카 영부인(오른쪽). 연합뉴스)

젤렌스카 여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아동권리보호센터에서 열린 아동 귀환 행사에 참석, 풀려난 어린이들을 만나 격려했다.

보흐단 예르모킨(18)의 경우 17세일 때 자신이 머무르던 보육원의 아이들과 함께 러시아로 끌려갔다.

러시아에서 기숙학교 생활을 하던 중 생일이 지나 나이가 한 살 더 들며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군 징집 통지서를 받게 될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전선에 투입돼 동포들을 상대로 총부리를 겨눌 뻔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들의 구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으며, 제3국 관계자들의 국제적인 협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납치된 아동 상당수가 고아이거나 부모의 조력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 달 전 캐나다가 제안해 곧 실행될 어린이 구출 작전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며 "모든 아이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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