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엔비디아 CEO '對중국 AI칩 수출통제 준수' 의사...옳은 일"
中외교부 "시장경제·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단호히 반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11일(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가 장착된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려스러운 것을 볼 때마다 적극적으로 조사한다"면서 "조사에는 시간이 걸린다. 조사는 계속돼야 하고 정보 수집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8월말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Mate)60 프로'를 발표했다.
이 스마트폰에는 7㎚ 공정 프로세스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이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 10월 상원 상무위원회에 출석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면서 대중국 수출통제 집행 강화를 취한 추가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중신궈지)가 네덜란드 업체 ASML 장비로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간 반도체를 만들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화웨이 스마트폰 조사와 관련해 네덜란드 정부와 협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동맹국, 업체들, 현장 인력 등과 대화할 것"이라면서 즉답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고, 세계 공급망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이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엄중히 훼손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에 이롭지 않고, 시장경제와 공정경쟁의 원칙에 위배되며, 어떤 당사자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미국은 여러 차례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하거나 중국 경제의 발전을 방해할 의도가 없다고 했다"며 "미국은 이같은 약속을 이행해야 하고, 중국도 긴밀히 관련 동향에 주목하면서 자신의 합법적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러몬도 상무부 장관과 만나 "우리는 규칙을 깨길 원하지 않는다. 규칙을 말해달라. 우리는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러몬도 장관이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엔비디아는 AI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다"면서 "왜냐하면 대부분의 AI칩은 상업적 활용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판매할 수 없는 것은 가장 정교하고 가장 빠른 처리 능력이 있는 AI칩"이라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엔비디아는 분명히 가능한 한 많이 팔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들은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라면서 엔비디아와 대중국 수출 통제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10월 AI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등을 골자로 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조치의 목표 중 하나는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AI칩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수출 통제 조치로 기존 제품 수출이 불가능해지자 이 제품의 성능을 낮춘 AI칩을 만들어 중국에 판매해 왔다.
엔비디아는 70억 달러 규모인 중국 AI칩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강화로 시장 지배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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