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수익률도 급락...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수)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에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 가치는 급락하고 금과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블룸버그의 달러 벤치마크는 이날 0.8% 하락해 11월 이후 일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 후 일본의 엔(1.7%), 노르웨이 크로네(1.7%)와 스웨덴의 크로나(1.2%), 호주 달러(1.7%)와 뉴질랜드 달러(1.2%)가 각각 1% 이상 상승하는 등 주요10개국 통화가 모두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의 엔화는 달러당 142.65달러까지 하락, 8월 초 이후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으며, 유로화도 0.8% 이상 상승해 달러 대비 1.088 유로로 거래됐다. 영국의 파운드화도 연준의 결정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0.5% 상승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스위스국립은행(SNB)은 14일 금리 결정을 할 예정이며, 애널리스트들은 이들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이 각국 통화 가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제프리스의 외환 전략가 브래드 벡텍은 "ECB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며 "ECB와 BOE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변화를 보인다면 달러화 가치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금 가격은 상승했다.
금 현물가격은 동부 시간으로 오후 2시34분 현재 1.3% 상승한 2,004.49달러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0.2% 상승한 온스당 1천997.30달러로 마감했다.
은도 온스당 2.5% 상승한 23.32달러를, 백금은 0.1% 오른 930.5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달러화가 하락하면서 해외 구매자 입장에서는 금 가격이 저렴해졌다.
하이리지퓨처스의 데이비드 메거 금속 담당 이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채권) 수익률과 달러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금과 은(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며 "금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도 4% 넘게 반등했다.
이날 미 동부 기준 오후 6시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43% 상승한 4만3천15달러(5천673만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3.38% 오른 2천262달러(298만원)였다.
이에 비해 채권 수익률은 급락했다.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증시 마감 무렵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18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8월 8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44%로, 하루 전 대비 29bp나 빠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지수는 전장보다 1.40% 오른 37,090.2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3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4일의 고점기록(장중가 기준 36,934.84)을 약 2년 만에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37% 상승한 4,707.09에 마감해 작년 1월 이후 약 2년 만에 4,700선을 회복하며 전고점에 다가섰으며, 나스닥 지수는 200.57포인트(1.38%) 오른 14,733.96에 장을 마쳤다.
미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면서도 내년 중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의 정책 변환을 예고한 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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