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대중 투자액 2010년의 25% 수준...中 경제둔화·양안 갈등에 감소"
"TSMC 공장건설 등 반도체가 美·유럽 투자급증 견인...당분간 中투자 회복 어려울 듯"

대만이 올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급감한 반면 미국에 투자한 자금은 급증하면서 1993년 대중국 직접 투자 시작 이후 처음으로 대만의 미국 투자액이 중국을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대만 경제부 자료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만의 대외 투자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 증가한 257억 달러(약 33조원)로 집계됐다.

그중 중국 투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한 29억 달러(약 3조7천억원)로,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포인트 줄어든 12%였다.

대만이 중국과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 2010년에 대만의 대외 투자액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84%에 달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에 대만 대외 투자액에서 중국 비중이 가장 작았던 1999년의 28%와 비교해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금액 자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대만의 대중국 투자액이 정점이었던 2010년에는 146억 달러(약 18조8천억원)였지만, 올해는 4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만의 중국 투자가 급감한 배경으로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한 데다 중국과 대만 간 정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이 신문은 "대중 강경 노선의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정권도 경제의 '탈중국'을 두드러지게 했다"며 "중국에서 대만으로 돌아온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만들면서 (기업 투자 등이) 중국에서 점차 멀어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만이 올해 미국과 유럽에 투자한 액수와 비중은 크게 늘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대만이 올해 1∼11월 미국에 투자한 액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9배인 96억 달러(약 12조3천억원)로, 전체 대외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였다.

같은 기간 독일에 대한 투자액도 작년 동기의 25배인 39억 달러(약 5조원)로 급증했다. 대외 투자액에서 독일의 점유율은 15%로 12%인 중국보다 높았다.

닛케이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공장 건설 등 반도체 관련 투자가 미국과 유럽 투자 확대를 견인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 경제 둔화는 지속되고, 첨단 제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대만의 중국 투자가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될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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