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선거 결과, 반도체 경기 회복에 영향 크지 않을 것"
올해 한국·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선거를 앞둔 가운데, 아시아 지역 증시가 미국보다 선거와 관련된 변동성 확대에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2일(화) 자산운용사 로베코 홍콩지사와 시장조사업체 텔리머 등을 인용해 아시아 각국이 미국보다 정책 영속성에 대한 전망이 높고 경제 성장이 탄탄하며 주식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낮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아시아 각국 가운데 한국은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대만은 이번 달 총통 선거를, 인도네시아는 다음 달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인도는 4월께 총선을 치른다.
미국의 경우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성사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극한 대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로베코 홍콩지사의 조슈아 크래브는 "한국·대만·인도네시아·인도는 모두 선거에 따른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미국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 "평가가치가 미국 주식보다 낮고 인도·인도네시아 등은 성장 전망도 더 좋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의 경우 전 세계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 중요하며, 선거 결과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 대만의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쿼드투자운용의 안성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반도체 회복 사이클의 지속성은 한국·대만의 선거 결과보다는 선진국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 등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비교해 코스피 평가가치 디스카운트(할인)가 커진 상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선거 결과가 이미 진행 중인 개혁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승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주가지수 상승률 측면에서 아시아가 미국보다 15%포인트 정도 뒤졌던 만큼,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미국보다 아시아 증시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는 시장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미 대선 과정에서 접전이 펼쳐질 경우 불확실성은 물론 사회 불안이 초래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주식시장과 경제 전반에 매우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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