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충당 등 조건 걸며 "고칠 수 있다"...美, 대사관 비필수 인력 철수
갱단 폭력으로 몸살을 앓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자국 '갱단과의 전쟁'을 이끄는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치안 강화를 위한 지원을 시사하고 나섰다.
나이브 부켈레(42)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아이티 사태와 관련한 게시물을 공유하며 "우리가 고칠 수 있다"고 썼다.
부켈레 대통령은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주재국(아이티) 동의가 필요하고, 임무 비용이 (외부에서) 충당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의적 체포와 비인간적 교정 환경에 대한 인권 침해 논란에도 강력한 폭력배 단속으로 중남미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언급을 두고 일각에서는 '남다른 무게감이 실린 제안'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부켈레 정부가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아이티를 어떤 방식으로 도울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은 "아이티가 겪는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한 (일반적) 논평"이라고 해명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아이티는 아리엘 앙리 총리 축출을 목적으로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대부분 장악한 무장 갱단의 준동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케냐 등지를 방문했던 앙리 총리는 현재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발이 묶인 상태로 알려졌다.
계속된 갱단 폭력 사태로 아이티 사회는 일주일 넘게 사실상 마비됐다. 공항과 항구 폐쇄가 이어지면서 생필품 공급도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 비필수 인력을 자국으로 철수시키는 한편 대사관 보안 강화를 위한 병력 투입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남부사령부는 "군용 항공편으로 비필수 대사관 인력 공수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는 헬기를 포함한 노력을 뜻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국의 경우 이웃 국가인 주도미니카공화국 주재 대사관에서 아이티를 겸임국으로 두고 업무하고 있어서, 별도의 외교부 파견 직원은 없다.
탑승자 중에는 아이티 고위 관계자를 포함한 아이티 국적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미 남부사령부는 강조했다.
한편 카리브해 국가 연합체인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는 11일 자메이카에서 회의를 열어 아이티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동참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 회의에는 유엔을 비롯해 미국·프랑스·캐나다·브라질 정부 대표도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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