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동안 핵 협력 논의"...러 "필요한 모든 조치" 경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정에 따라 자국 영토에 미국 핵무기를 배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두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폴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 동맹국들이 나토의 동쪽 측면을 강화하기 위한 핵 공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리 영토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가 폴란드 등 동유럽과 인접한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핵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둔 데 이어 동맹국인 벨라루스에도 전술핵무기와 미사일을 배치한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로부터의 핵 공격 위협이 커지자 두다 대통령과 폴란드 당국자들은 지난해 핵 미보유 국가인 폴란드가 동맹국의 핵탄두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하는 나토의 '핵 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미국과 폴란드의 핵 협력에 관한 논의도 '한동안' 진행되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논의했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며 "러시아는 점점 더 칼리닌그라드를 무장시키고 있으며 벨라루스에도 핵무기를 재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유럽 내에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5개국에 총 6개 기지에 자국 핵무기를 배치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자체 입수한 미 국방부 자료를 근거로 미국이 영국 서퍽 지방에도 핵 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두다 대통령의 발언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이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군은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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