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1천100㎏ 압수...'미국행 불법월경' 시도 5천200여명 체포
멕시코 당국이 합성 오피오이드(아편유사제) '펜타닐' 1천100㎏을 압수했다고 4일(수) 밝혔다.
이는 2천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펜타닐 단속 성과라고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안보장관은 설명했다.
3일 밤에 멕시코 북부 시날로아주(州)에서 이뤄진 이번 단속에서 육군·해병대 장병들은 주택 2곳을 압수수색해 각각 300㎏, 800㎏의 펜타닐을 적발했다.
이 중 800㎏ 분량은 트럭에 실려 있었다.
멕시코 당국은 이와 함께 남성 피의자 2명을 체포하고 총기 여러 정을 압수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4일 "이번 수사는 상당한 기간 동안 진행돼 오던 것인데 어제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멕시코 당국은 3일 전국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가려던 이민자 5천2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히면서 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폭탄 위협'이 나온지 정확히 1주만에 이뤄졌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당선인은 펜타닐 등 마약과 불법이민의 유입이 차단되지 않으면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에 국경을 맞댄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수입되는 제품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이 시점에 이런 발표를 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보안 분석가인 다비드 사우세도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멕시코 정부가 펜타닐 압수 시점을 관리해 온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압박에따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행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마약 밀매업자 체포와 마약 압수량을 늘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멕시코의 펜타닐 단속 실적은 매우 저조했다.
올해 상반기 멕시코 연방당국의 펜타닐 압수 실적은 13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329㎏보다 94% 줄었다.
펜타닐 과다사용으로 미국에서 숨지는 이는 연간 약 7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에 유입되는 펜타닐은 주로 멕시코에서 알약 형태로 제조돼 밀수되며, 원재료가 되는 화학물질은 주로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사우세도는 이번에 발표된 압수 성과가 대단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펜타닐 등 마약을 제조하는) 실험실을 없애지 않으면 이런 부류의 생산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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