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장관 루비오-라브로프 등 외교안보 수뇌부 사우디 회동
美 "美·러 양자 관계 다룰 협의틀 만들고 戰後 경제·투자 협력"\
우크라 빠진 가운데 전후 재건 공조 논의...우크라·유럽 반응 주목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고위급 협상팀을 각자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악화한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해 미·러간 협의 메커니즘을 만들기로 했으며,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공조 의지도 확인했다.

러시아의 침략을 받은, 이번 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이번 회담에서 미러 관계 개선과 전후 재건 공조를 다룬 합의가 도출되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각국의 반발 여부가 주목된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회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러시아 회담. 연합뉴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날 회담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에서 "(양국은) 양국의 외교 공관 운영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조처들을 취할 목적으로 양자 관계 문제를 다룰 협의 메커니즘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고 첫머리에 밝혔다.

브루스 대변인은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고위급 팀을 각자 임명해 영속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분쟁을 종식할 길을 만드는 노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성공적인 종식 이후 발생할 상호 지정학적 이해와 역사적인 경제 및 투자 기회에 대한 향후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브루스 대변인은 이와 함께 "오늘 회의의 당사자들은 이 협의 과정이 적시에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여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번의 전화 통화와, 한 번의 회의만으로는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행동해야 하며, 오늘 우리는 중요한 한 걸음을 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살육을 멈추길 원한다"면서 "미국은 평화를 원하며, 세계에서 그 힘을 각국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쓰고 있다"고 밝힌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그에 동의하게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러 장관급 대면 회담이었던 이날 회담에 미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러시아 측에서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루비오 장관은 회담 후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한 다른 당사자들이 있다"며 "유럽연합(EU)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점에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종전 협상을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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