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미쳤다" 격한 발언... 협상 마지막 시도 실패 시 중단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 재개와 평화 협상의 지지부진함에 분노하며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이번 주 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근에 따르면, 이번 제재는 은행 거래를 포함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으나, 협상장에서 푸틴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30일간의 정전 요구 등이 검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푸틴은)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언급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제재를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푸틴과의 개인적 관계를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확대하면서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는 푸틴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며 "키이우와 다른 도시를 향해 미사일을 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푸틴의 완강한 태도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상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취임 첫날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과는 큰 전환으로, 만약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유지 여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평화 달성을 원하지만, 동시에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미·러 관계의 또 다른 하강 국면을 보여준다. 전임 행정부들도 푸틴과 협력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해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푸틴과의 첫 회담 이후 "그의 눈을 보며 그의 영혼을 느꼈다"고 말했지만, 이후 러시아는 조지아를 침공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리셋'을 시도했으나 결국 크림반도 점령으로 이어졌다.
트럼프도 과거 푸틴과의 협력을 자신했지만,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주말 동안 드론 350기 이상과 순항미사일 최소 9기를 발사했다.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의 자국 영토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 주장했다.
여기에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26일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이 서방 무기 사용에 대한 사거리 제한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전쟁 확전을 우려해온 바이든 행정부와는 상반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푸틴에 대해 제재와 완화 사이를 오가며 외교적 접근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쟁 확대와 푸틴의 정전 거부는 트럼프의 입장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최근 푸틴과의 통화에서도 정전에 대한 푸틴의 거부 의사를 확인하고, 유럽 정상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푸틴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함께, 러시아산 석유·가스·우라늄을 수입하는 국가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는 상원의원 80명 이상이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몇 가지 견해로 인해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추가 제재가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제한하지 못하고,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복원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과거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쟁 조기 종식을 강조해왔다. 그는 2023년 7월 유세에서 "내가 백악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 전쟁은 끝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