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의 고위 임원이 사모시장(private markets)의 가치평가가 전반적으로 왜곡돼 있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단독 보도했다.
아폴로 자산운용 부문 공동대표인 존 지토(John Zito)는 최근 고객 대상 비공개 행사에서 사모펀드와 사모대출 시장에 대해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 발언은 녹음 파일을 입수한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지토는 사모시장 참여자들의 "오만(arrogance)"을 지적하며, 특히 사모펀드의 자산 가치평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솔직히 대부분의 평가(mark)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사모대출 시장 논란 속 발언
최근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에서는 투자자 자금 유출과 위험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사모대출 운용사 경영진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시장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토는 UBS가 일부 고객을 위해 주최한 행사에서 보다 직설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언론이 과도한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일부 거래는 상당한 손실을 낼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사모펀드가 인수한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우 회수율이 크게 낮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조 소프트웨어 회사(Joe Software Company)'가 잘못된 위치에 있다면, 채권 회수율은 달러당 20~40센트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이는 투자금의 60~80% 손실 가능성을 의미한다.
AI 충격 속 소프트웨어 기업 우려
지토는 최근 기술주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그는 대형 상장 기술기업 실적이 양호하다는 이유로 시장이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은 규모가 작고 품질이 낮으며, 과거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됐다는 것이다.
특히 2021년 사모펀드 토마 브라보(Thoma Bravo)가 약 64억 달러에 인수한 소프트웨어 회사 메달리아(Medallia)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 대출이 시장 예상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달리아에 대출을 제공했던 일부 금융기관들은 이미 채권 가치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사모펀드 가치평가 현실 반영 못해"
지토는 사모대출보다 오히려 사모펀드(private equity)가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사모펀드 지분 거래에는 강한 수요를 보이면서도, 해당 기업 인수를 위해 사용된 사모대출에는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 세컨더리에는 무제한 수요가 있다. 그런데 그 포트폴리오의 80%를 금융적으로 떠받치는 사모대출은 걱정한다. 나는 이해가 안 된다."
그는 이어 사모펀드 자산 평가가 전반적으로 과대평가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는 솔직히 사모펀드의 평가(mark)가 대부분 틀렸다고 생각한다."
아폴로 측은 이후 해명에서 지토의 발언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치평가를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 경고
지토는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소비자 신뢰 하락이 촉발하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며, 기업들이 인공지능 경쟁 압박 때문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투자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의 인플레이션 발언이 정치적 긴장과 연결돼 있다는 개인적 견해도 언급했다.
"나는 파월이 임기 말 상황 때문에 화가 나서 대통령을 자극하려고 매일 인플레이션을 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현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는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음 사이클이 사모시장 시험대"
지토는 향후 경기 사이클이 사모시장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사모시장 참여자들이 자산 가치를 제때 조정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부 가치를 제대로 조정하지 않으면 고객 신뢰를 잃게 된다."
그러면서 아폴로가 향후 시장 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입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아폴로는 포트폴리오의 약 95%가 투자등급 채권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