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AI 탑재 노트북 '구글북(Googlebook)'을 899달러에 예약판매하기 시작했다고 테크크런치가 21일(월) 보도했다. 구글은 지난 5월 이 신제품을 처음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로 5개월여 만에 실제 구매가 가능해졌다.

구글북은 안드로이드(Android)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데스크톱 버전 크롬(Chrome) 브라우저와 기존 크롬OS(ChromeOS)의 여러 요소를 결합해, 기존 크롬북(Chromebook)보다 한 단계 상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테크크런치는 이 신제품의 진짜 매력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Gemini)의 기능을 노트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면에 내세운 데 있다고 짚었다.


구글은 구글북에 AI 기반 커서, 바이브 코딩(vibe-coded) 위젯, AI 강화 받아쓰기 기능 등 차별화된 기능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램블러(Rambler)'라는 받아쓰기 기능은 두서없이 뱉어낸 말도 정리된 문장으로 바꿔주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북
(구글북. 구글)

이번 출시는 사람들이 데스크톱 앱을 따로 설치하거나 브라우저로 접속하는 대신, AI가 처음부터 내장된 노트북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 것이라는 구글의 베팅이라고 테크크런치는 분석했다. 나아가 구글북이 장기적으로 크롬북을 대체하면서 기존 크롬북 사용자 수백만 명을 제미나이 AI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은 구글북을 통해 데스크톱 컴퓨팅의 전통적인 '포인트 앤드 클릭' 경험 자체를 AI 요소가 결합된 방식으로 재해석하려 하고 있다. 커서가 제미나이로 연결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이 제시한 활용 예시로는 웹페이지의 콘텐츠를 드래그해 제미나이에게 작업을 맡기거나, 마우스를 올려놓은 이메일이 피싱 등 의심스러운 메일인지 제미나이에 물어보거나, 여러 이미지를 선택한 뒤 제미나이에게 이를 하나로 시각화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 등이 있다.

'매직 커서(Magic Cursor)'로 불리는 이 AI 포인터 기능은 실제로는 안드로이드의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테크크런치는 지적했다. 서클 투 서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화면을 원으로 그리거나 하이라이트, 탭 등 제스처를 활용해 AI가 포함된 구글 검색과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사람들의 스마트폰 사용 방식을 영리하게 활용한 것은 맞지만, 그 자체만으로 안드로이드로의 대대적인 이동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대신 조작해 작업을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매직 커서 역시 구글북의 핵심 판매 포인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램블러 기능에 대해서는 다소 후한 평가가 나왔다. 테크크런치는 이 기능이 이번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AI 기능 중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하며, 의외로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시킨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역시 새 기기를 구매할 결정적 이유가 되기에는 부족하며, '있으면 좋은' 정도의 기능이라는 평가에 그쳤다. 바이브 코딩 위젯도 부차적인 추가 요소로 평가됐으며,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나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같은 기능들 역시 굳이 새로운 전용 하드웨어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테크크런치는 덧붙였다.

테크크런치는 구글북에서 더 흥미로운 대목은 구글이 현재 크롬북에 의존하고 있는 K-12(유치원부터 고교까지) 교육 시장을 장악하고, 이 사용자들을 제미나이 AI로 유도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구글에 따르면 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가 사용하는 크롬북은 약 5000만 대에 달한다. 구글은 지난 5월 테크크런치에 기존 크롬북에 대한 지원은 계속 이어지며, 이 중 다수가 향후 새로운 구글북 경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99달러짜리 구글북에는 구글 AI 프로(Google AI Pro) 12개월 이용권이 포함된다. 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는 5TB 클라우드 저장공간과 제미나이 어드밴스드(Gemini Advanced) 도구, 유튜브 프리미엄과 어도비 포토샵 등 3개월 이용권을 함께 받을 수 있다. 구글은 이 기기가 최대 10년간 정기 업데이트를 지원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북 예약판매는 구글 스토어와 베스트바이(Best Buy) 등 소매업체를 통해 이미 시작됐으며, 실제 제품은 미국에서는 10월 4일, 캐나다·영국·아일랜드·프랑스·독일·호주에서는 10월 5일부터 매장에 풀린다.

이번 신제품군의 플래그십 모델은 에이서(Acer), 에이수스(ASUS), 델(Dell), HP, 레노버(Lenovo)가 각각 제작하며,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탄소섬유 등의 소재가 사용됐다. 최대 2.8K 해상도의 OLED 디스플레이와 햅틱 유리 트랙패드, 백라이트 키보드가 탑재됐다. 내부에는 인텔(Intel)과 퀄컴(Qualcomm)의 프로세서가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함께 들어가며, 구글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최대 14시간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