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의 고질적인 교통 정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동운행 열차 '피플무버(People Mover)'의 개통이 또다시 미뤄졌다고 LA타임스가 24일(목) 보도했다. 시공사 측은 내년 1월 초 여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확답하지는 못하고 있다.
총 3억3000만 달러(33억 달러) 규모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길이 2.25마일(약 3.6km)의 무인 자동운행 열차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애초 2023년 개통이 목표였다. 최근까지도 시공사는 다음 달 서비스 개시를 희망한다고 밝혀왔으나, 이번에 또 한 번 일정이 밀렸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지연의 정확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계약상 프로젝트 완공 시한은 12월 8일이다. 그러나 시공 컨소시엄인 LAX 통합 익스프레스 솔루션즈(LAX Integrated Express Solutions·LINXS)는 지난 16일 공시한 서류에서 추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열차가 운행에 들어가려면 30일간의 연속 성공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독립 기관의 검토와 로스앤젤레스월드공항공사(Los Angeles World Airports·LAWA)의 평가도 받아야 한다. 여기에 LA수도전력국(LADWP)과의 유틸리티 계약도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LINXS 측 설명대로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열차는 내년 1월 6일부터 운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경우 인근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서 열리는 슈퍼볼 개막보다 한 달가량 앞서 가동되는 셈이다. 피플무버는 앞서 월드컵 기간 시범 운행 기회를 놓친 데 이어, 202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규모 인파를 상대할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LINXS는 공시에서 "여객 서비스 개시일 달성이 추가로 지연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혀, 1월 개통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플루어(Fluor), 밸푸어 비티(Balfour Beatty), ACS 인프라스트럭처 디벨롭먼트(ACS Infrastructure Development), 드라가도스 USA(Dragados USA), HNTB 등이 참여한 민관합작 컨소시엄인 LINXS 측은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LAWA는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철저한 시험 없이는 열차를 개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LAWA는 성명을 통해 "모든 선로와 신호 시스템, 차량에 대한 엄격하고 철저한 시험은 대형 자동운행 공항 교통 인프라의 원활한 장기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업계 표준 관행"이라며 "로스앤젤레스와 다가올 국제 행사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내구성 있게 기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이러한 엄격한 안전 절차에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착공했다. 완공되면 열차는 여객터미널과 주차·렌터카 시설, 애비에이션 대로(Aviation Boulevard)에 있는 LAX·메트로 환승센터를 오가며 여행객을 실어나르게 된다. 현재 터미널1 인근에 있는 승차공유·택시 승차장도 피플무버 개통 이후 메트로 환승센터 인근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공항 당국은 이 프로젝트가 '1 월드 웨이(1 World Way)'의 말굽 모양 진입로에서 벌어지는 악명 높은 교통 정체를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에서 이번 열차의 지연 상황을 계속 추적해온 세스 레먼(Seth Lehman) 선임 이사는 30일 연속 시험이 향후 몇 주 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피치의 평가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99% 완료된 상태다. 그러나 시공사 LINXS와 시 소유 공항 측은 일정과 보상 문제를 둘러싼 분쟁으로 사실상 진척이 멈춘 상태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LINXS는 최근 시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지연 책임을 LAWA에 돌렸다. 그러나 대배심(grand jury) 보고서는 문제의 주된 책임이 공항 측이 아니라 시공사에 있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자들은 최근 10월 8일로 예정돼 있던 핵심 시한을 최종 시한인 12월 8일로 통합하는 데 동의했다. 이 시점까지 프로젝트가 완료되지 않으면 LAWA는 시공사를 교체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레먼 이사는 "프로젝트가 문자 그대로 완공 직전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LAWA로서도 현재 참여사들과 계속 협력해 결승선까지 가도록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LINXS는 LAWA와의 이견이 해소될 경우 해당 시한 이후로도 추가 작업 기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피치레이팅스는 최근 이 프로젝트의 12억 달러 규모 선순위 채권을 부정적 관찰대상(negative watch list)으로 강등하고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낮춰, 투기등급으로의 하락과 함께 채무불이행 위험에 취약함을 보여줬다. 다만 피치의 섀넌 매큐(Shannon McCue)는 이번 시한 조정이 LINXS가 초기 계약 위반 상태에 근접하는 상황을 피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시간을 좀 벌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새로운 등급을 발표하기 전 상황을 계속 지켜볼 계획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