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수사국, 법원 영장 받아 워싱턴DC 자택 수색...법무부 "진행 중인 연방 형사수사의 일부"
과거 결혼·가족 이민 과정 조사 여부 주목...오마르 측은 관련 의혹 10년 넘게 부인
미 연방수사 당국이 민주당 소속 일한 오마르(Ilhan Omar) 연방하원의원의 워싱턴DC 자택을 수색했다. 법무부는 법원의 허가를 받은 영장에 따라 수색이 이뤄졌으며 현재 진행 중인 연방 형사수사의 일부라고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혐의나 수사 대상은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HSI) 요원들은 12일 오전 오마르 의원의 워싱턴DC 자택에서 법원이 승인한 수색영장을 집행했다. 법무부는 "워싱턴DC 지역에서 사법적으로 승인된 수색영장이 집행됐다"며 "이번 조치는 진행 중인 연방 형사수사의 일부"라고 밝혔다.
수사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 안 돼
이번 수색이 어떤 혐의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진행 중인 수사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CBS뉴스와 폭스뉴스는 수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당국이 오마르 의원과 가족의 과거 이민 관련 서류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BS는 HSI가 수사를 주도하고 법무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수사가 오마르의 이민 관련 서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한 보도로, 법무부가 공식적으로 수사 혐의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
오마르 의원실은 WSJ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국토안보장관, 지난달 "오마르 관련 연방수사 진행 중" 언급
오마르를 둘러싼 연방수사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공개적으로 거론돼왔다.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국토안보장관은 지난 9월 보수 성향 팟캐스트에 출연해 오마르 의원과 관련한 연방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마르가 과거 미국 입국을 돕기 위해 자신의 형제와 결혼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과거 결혼관계와 가족의 미국 이민 과정도 조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혹은 오래전부터 오마르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제기해온 사안이다. 그러나 오마르는 10년 넘게 이를 부인해왔으며 올해 WSJ과의 인터뷰에서도 형제와 결혼한 사실이 없고 이민 사기를 저지른 적도 없다고 밝혔다. WSJ 역시 이번 자택 수색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혐의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수색 자체가 과거 제기된 결혼 및 이민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원의 수색영장 발부는 수사기관이 특정 장소에서 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발견할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법원을 설득했다는 의미지만, 형사 기소나 유죄 판단과는 별개의 절차다.
워싱턴 자택에는 남편 팀 마이넷과 거주
44세인 오마르는 워싱턴DC 자택에서 남편 팀 마이넷(Tim Mynett)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마이넷은 정치 컨설턴트 출신으로 한때 오마르의 선거캠프에서 일했으며 최근에는 워싱턴의 벤처캐피털 운용회사와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의 와이너리 등 여러 사업에 관여해왔다.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이번 수색이 마이넷의 사업활동과 관련돼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연방요원들이 현장에서 상자들을 가지고 나오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지만 수사기관이 어떤 물품이나 기록을 확보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소된 사람도 현재까지 없다.
소말리아 출생...2018년 연방하원 첫 당선
오마르는 1982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태어났다. 가족과 함께 1990년대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처음에는 워싱턴DC 외곽에 정착한 뒤 고등학교 시절 미네소타로 이주했다.
그는 2018년 미네소타 제5선거구에서 처음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니애폴리스를 포함하는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가 강한 지역으로, 오마르는 이후 민주당 진보파 의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스쿼드(The Squad)'의 창립 멤버 가운데 한 명으로 활동해왔다.
오마르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보수진영 역시 오랜 기간 오마르를 집중적으로 비판해왔다. AP는 오마르가 현재 미네소타 제5선거구에서 재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네소타 복지사기 사건으로 정치적 공방도 확대
최근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복지 사기 사건도 오마르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을 더욱 키웠다.
해당 사건에는 미네소타의 소말리아계 커뮤니티와 관련된 피고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공화당과 보수진영은 이 사건을 오마르를 비롯한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과 연결해왔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연방수사 내용에서는 미네소타 복지사기 사건과 오마르 의원 자택 수색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안을 연결해 범죄혐의가 있다고 단정할 근거도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중간선거 불과 3주 앞두고 수색...정치권 파장 예상
이번 수색은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몇 주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AP와 워싱턴포스트 등은 법무부가 일반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개적인 수사조치를 선거 직전에 자제해온 관행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이러한 내부 지침은 모든 수사를 금지하는 절대적인 규정은 아니며 특정 수사가 왜 지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설명하지 않았다.
오마르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충돌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수사가 진행될수록 수사의 법적 근거와 정치적 배경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법무부는 이번 수색이 법원의 승인을 받은 영장을 통해 진행된 연방 형사수사의 일부라는 점만을 확인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혐의가 공개되기 전까지 수사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수색영장에 적시된 혐의
향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법원이 승인한 수색영장과 관련 서류에 어떤 혐의가 적시돼 있는지다.
연방수사 당국이 실제로 오마르의 과거 이민 관련 서류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과거 결혼 문제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 또는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안이 있는지는 향후 법원 기록이나 법무부 발표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분명하게 확인된 사실은 HSI 요원들이 오마르 의원의 워싱턴DC 자택에서 법원이 승인한 수색영장을 집행했고, 법무부가 이를 진행 중인 연방 형사수사의 일부라고 공식 확인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마르에게 어떤 범죄혐의가 적용될지, 기소 여부가 결정됐는지,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이민사기 의혹이 이번 수색의 직접적인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연방 하원의원의 자택을 대상으로 한 이례적인 강제수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되지만, 수사 대상과 확보된 증거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수색 자체와 혐의 입증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