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골드만삭스·웰스파고·씨티 순익 증가...은행권 "미 소비·기업 여전히 견조"
중국 메모리업체 CXMT 발언에 경쟁 우려 확산...마이크론 등 미국 메모리주 약세
월가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3분기 어닝시즌의 출발을 알렸지만 뉴욕증시는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의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부문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됐지만 강력했던 2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고, 기술주에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새로운 경계감이 확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3일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웰스파고(Wells Fargo), 씨티그룹(Citigroup)은 모두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순익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은행주 주가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며 시장 전체를 상승세로 이끌지는 못했다.
월가 은행들 이익 증가...트레이딩·IB가 실적 견인
대형 은행들의 3분기 실적에서는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 수익이 증가했고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금융거래도 지난해보다 활발해졌다.
다만 지난 2분기 기록했던 폭발적인 성장세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단순히 전년 대비 실적 개선보다는 월가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했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JP모건은 신용카드 고객들의 잔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Charlie Scharf) 최고경영자도 소비자와 기업의 재정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지출을 계속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미국 경제가 높은 금리와 불확실성에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AI보다 '중국 메모리'가 반도체주 압박
기술주에서는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중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가운데 하나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발언이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우려를 자극하면서 미국 메모리 반도체주가 일제히 압박을 받았다.
특히 마이크론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를 비롯한 미국 메모리 관련 종목들이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이번 움직임은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단순한 수요 증가에서 공급 확대와 경쟁 문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가 본격화할 경우 향후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부상한 것이다.
다만 WSJ가 이날 장중 기사에서 전한 내용만으로는 CXMT가 구체적으로 어떤 생산계획이나 가격전략을 발표했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시장은 CXMT의 발언 자체보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주는 실적 호조, 반도체는 경쟁 우려...증시 방향 엇갈려
결국 이날 뉴욕증시는 서로 다른 두 신호를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은행권 실적은 미국 소비자와 기업 활동이 아직 크게 약화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형 은행들의 순익이 증가했고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사업도 지난해보다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에 힘을 실었다.
반면 올해 증시를 이끌어온 기술주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메모리 업체의 부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마이크론 등 미국 메모리주에 매도세가 몰렸다.
유가 하락했지만 브렌트유 여전히 105달러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105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어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높은 유가는 미국 경제와 증시에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기업 비용과 소비자의 지출 여력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닝시즌 첫 관문 통과했지만 시장은 '다음 변수' 주시
3분기 어닝시즌의 첫 번째 관문인 월가 은행들의 실적은 일단 긍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씨티 모두 이익 증가를 기록했고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상태 역시 아직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변수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 실적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부족한 가운데 AI 관련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가 동시에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날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주의 하락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가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시장을 지배해온 'AI 수요가 얼마나 커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해 앞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누가 공급할 것인가'가 반도체주의 새로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