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6%·집값 상승률 2.1% 유지 시 약 5년 내 정상화 가능
집값 급락보다 임금 상승이 구매력 회복의 핵심...금리 7~8% 지속되면 10년 이상 걸릴 수도
미국의 높은 주택비용이 앞으로 몇 년 안에 다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그 과정은 집값이 급락해서가 아니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동안 임금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점차 줄어드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Redfin은 최근 발표한 분석에서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6% 수준으로 낮아지고 주택가격 상승률이 연 2.1% 정도에 머문다면, 주택비용이 약 5년 안에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집값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소득이 따라잡는 것"
Redfin의 대릴 페어웨더(Daryl Fairweathe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x Business에 주택비용 정상화가 반드시 대규모 집값 하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비용이 5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할 때 집값이 절벽처럼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주택가격 상승세가 식는 동안 소득이 계속 증가해 집값과 소득 사이의 격차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페어웨더는 지금 당장 집을 사고 싶지만 높은 가격과 금리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가격과 소득 사이의 계산이 조금씩 구매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6%로 떨어지면 5년 안팎
Redfin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 변화에 따라 정상화 시점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기지 금리가 6%까지 내려가고 주택가격이 현재와 비슷한 연 2.1%의 상승률을 유지할 경우, 주택비용은 약 5년 안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다.
반대로 모기지 금리가 현재 수준인 약 7.5%에 머물더라도 집값 상승률이 0%로 떨어진다면 정상화까지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집값까지 멈추면 2029년, 하락하면 2028년 가능
금리 하락과 집값 안정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정상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Redfin은 모기지 금리가 6%로 낮아지고 집값 상승률이 0%로 유지될 경우 주택비용이 2029년 2월께 정상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2% 하락하고 모기지 금리도 6%로 내려간다면 정상화 시점은 2028년 5월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
즉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더라도 금리 하락과 임금 상승이 함께 나타나면 구매여력은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7~8%·집값 계속 오르면 10년 이상
반대 시나리오에서는 주택시장 정상화까지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모기지 금리가 7~8% 수준에서 계속 높게 유지되고 주택가격도 현재와 같은 연 2.1%의 상승률을 이어갈 경우, 주택비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Redfin은 분석했다.
특히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구매여력이 회복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 정상화의 핵심 변수는 단순한 집값 하락이 아니라 모기지 금리와 임금 상승률, 주택가격 상승률의 조합이라는 것이다.
산호세·오스틴·오클랜드는 상대적으로 빠를 수도
지역별로는 정상화 속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Redfin 분석에서 주택비용이 가장 빨리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캘리포니아 산호세(San Jose), 텍사스 오스틴(Austin), 캘리포니아 오클랜드(Oakland), 워싱턴주 시애틀(Seattle), 오리건주 포틀랜드(Portland) 등이었다.
이들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이 나타나면서 소득 대비 주택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스턴·뉴욕·시카고 등은 10년 이상 가능성
반면 Redfin이 분석한 대도시권의 약 절반은 주택비용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스턴과 뉴욕시권, 시카고, 밀워키 등 북동부와 중서부의 여러 도시가 장기 정상화 지역에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집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거나 주택 공급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소득 대비 주택비용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싸진다'보다 '소득이 따라간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미국 주택시장 정상화가 대규모 가격 폭락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주택가격은 높은 모기지 금리에도 공급 부족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낮은 금리로 기존 주택을 구입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이른바 '락인 효과'가 공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Redfin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고 임금이 계속 오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구매자 입장에서는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소득 증가와 금리 하락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완벽하게 맞추려 하지 말라"
페어웨더는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의 정확한 바닥을 맞추려고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주택을 찾았고 장기간 거주할 계획이 있다면 시장 전망만 보고 구매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현재 가격과 금리 수준에서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동안 소득이 증가하면 구매여력이 점차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택시장, '가격 폭락' 없이도 정상화 가능
Redfin의 전망은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기존의 논쟁과는 다소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그동안 주택 구매여력이 회복되려면 집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모기지 금리가 급락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Redfin은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아도 임금 상승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앞서면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점차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은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리가 얼마나 내려가고 집값 상승세가 얼마나 둔화되는지에 따라 정상화 시점은 2028년부터 10년 이상 이후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 정상화의 핵심은 집값 자체가 아니라 집값과 소득의 격차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Redfin 분석의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