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민주당 셰완쥔 "김정은, 뇌출혈 뒤 베이징서 사망"...중국군 9,000명 평양 투입설까지 제기
익명 SNS 계정 아닌 중국 민주화운동 출신 실명 인사 주장...북한·중국 공식 발표는 아직 없어

북한 김정은(Kim Jong Un) 국무위원장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중국 베이징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는 주장이 X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망설은 출처가 불분명한 익명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니라,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고 이후 중국민주당(China Democracy Party) 조직 활동에 관여했던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Wanjun Xie·谢万军)이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주석
(김정은 북한 주석. 조선통신)

셰완쥔는 18일 X에 김정은이 심각한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중국 의료진이 북한으로 들어간 뒤 상태가 악화돼 베이징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의 시신이 이미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그의 게시물은 이후 X를 비롯한 여러 소셜미디어와 해외 온라인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진원지는 셰완쥔...톈안먼 민주화운동 출신

셰완쥔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인터넷 인물이 아니다.

미국 의회 기록은 그를 톈안먼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망명 지도자이자 중국민주당 조직자로 소개하고 있다. 1998년에는 중국 산둥성에서 중국민주당 조직을 합법적으로 등록하려는 활동에 참여했고, 당시 중국 당국의 탄압 대상이 됐다. 미국 의회 기록에는 그가 이후 해외에서 중국 민주화운동을 계속한 인물로 등장한다.

관련 연구자료에 따르면 셰는 1998년 중국민주당 산둥성 준비조직 설립 과정에 참여했으며, 1999년 중국을 빠져나와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해외 중국민주당 활동을 이어갔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사망설은 단순히 "SNS에서 누군가가 주장했다"는 수준과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 공산당 체제에 오랫동안 반대해온 실명 정치활동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구체적인 의료·군사 정보를 제시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이 이번 소문의 확산력을 키우고 있다.

"심각한 뇌출혈...치료시기 놓쳐 사망"

셰가 제기한 주장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그는 김정은이 최근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베이징협화의학원병원(Peking Union Medical College Hospital)의 의료진이 북한으로 파견됐지만 현지 의료여건으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셰는 김정은이 베이징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이미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쳤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신이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으며 북한 당국이 이를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는 '뇌출혈→중국 의료진 북한 파견→베이징 이송→사망→시신 북한 송환'이라는 이야기의 기본 구조는 대부분 셰의 이 주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 9,000명 평양 투입설까지

사망설은 곧 북한의 권력승계와 중국군 개입설로 확대됐다.

셰는 김정은 사망 이후 북한에서 권력투쟁이나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이 약 9,000명의 병력을 평양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가 3급 경계태세에 들어갔으며 장병들의 휴가와 가족방문, 전역까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이미 부대를 떠난 인원들에게 복귀 명령이 내려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초기 주장은 중국군이 김정은의 딸 김주애(Kim Ju Ae)의 후계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Kim Yo Jong)이 실질적으로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면서 김정은 사후 권력구도를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가 동시에 퍼지고 있다.

X에서 급속히 증폭

셰의 주장이 나온 뒤 X에서는 김정은의 사망을 기정사실처럼 전달하는 게시물이 빠르게 늘어났다.

일부 게시물은 김정은의 생몰연도를 '1984-2026'으로 표시한 추모 이미지를 제작해 배포했고, 중국군이 이미 북한에 들어갔다는 주장이나 북한 내부에서 권력승계가 시작됐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일부 해외 온라인 매체 역시 셰의 게시물을 인용하면서 사망설은 중국어권과 영어권을 거쳐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Economic Times는 19일 현재 확산되는 김정은 사망설의 주요 출처로 셰완쥔을 직접 지목하면서, 뇌출혈 사망설과 중국군 9,000명 투입설, 김여정 권력 장악설 등을 함께 소개했다.

'TMZ 보도'는 이번 사망설과 무관

이번 사망설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미국 연예매체 TMZ가 김정은의 사망을 보도했다는 주장도 다시 등장했다.

그러나 현재 X에서 공유되고 있는 TMZ 기사는 2026년의 새로운 보도가 아니라 2020년 4월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확산됐을 당시 나온 기사다.

당시에도 김정은이 심장수술 이후 사망했다는 중국·일본발 주장이 퍼졌고 TMZ가 이를 소개했지만, 결과적으로 김정은이 며칠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망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번 2026년 사망설의 직접적인 진원지는 TMZ가 아니라 셰완쥔의 X 게시물과 이를 인용한 후속 게시물들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불과 최근까지 공개활동

현재 사망설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점 가운데 하나는 김정은의 마지막 공개활동이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달 초까지 군사행사와 무기시험을 직접 참관했다. Reuters는 10월 3일 북한이 김정은의 참관 아래 극초음속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Ri Sol Ju), 딸 김주애와 함께 공식행사에 참석한 사진들을 공개했다.

따라서 현재 퍼지는 뇌출혈·사망설이 사실이라면 그의 최근 공개활동 이후 매우 짧은 기간 안에 급성 건강이상과 중국 이송, 사망까지 이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19일에도 북한 국가체제는 정상적인 대외 메시지 발신

김정은 사망설이 전 세계로 확산된 19일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김여정 명의의 새로운 대남 담화도 발표됐다.

김여정은 남북 군사분계선 상황이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전술무기 배치와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Reuters와 AP 모두 이날 해당 담화를 보도했다.

김여정이 담화를 발표했다는 사실 자체는 김정은의 생존 또는 사망 여부를 증명하지 않는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대남·대미 관련 주요 담화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다만 현재까지 북한의 국가기관과 관영매체가 갑작스러운 지도부 교체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직 북한·중국의 공식 발표는 없어

현재 가장 중요한 점은 김정은의 사망을 북한이나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군사당국에서도 김정은의 사망이나 중국군의 대규모 북한 진입을 공식 확인했다는 발표는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셰가 제기한 뇌출혈과 베이징 이송, 사망, 시신 북한 송환, 중국군 9,000명 투입이라는 일련의 주장은 현재까지 그의 정보원을 통해 제기된 주장 단계에 있다.

그렇다고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공식 발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가능성을 즉시 배제하기도 어렵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상태는 북한 내부에서도 최고 수준의 기밀로 취급되며, 과거에도 건강이상이나 권력 내부 상황이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셰완쥔의 정보력도 향후 검증 대상

이번 사망설의 신뢰도를 판단하려면 셰완쥔이라는 인물의 위치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과 오랫동안 대립해온 민주화운동 인사이고 중국민주당 조직 활동 경력도 분명히 확인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중국 공산당 지도부나 북한 내부의 고급 기밀정보에 항상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셰는 과거에도 중국 내부의 군사·정치적 급변과 관련해 이후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제기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사망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익명의 가짜 계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실제 정치 경력과 민주화운동 이력을 가진 인물이지만, 이번에 제기한 정보의 정확성은 별도로 검증돼야 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평양·북중 국경의 움직임

이번 사망설이 단기간에 사라질지, 실제 북한 지도부의 이상징후로 발전할지는 향후 며칠간 나타나는 움직임에 달려 있다.

가장 명확한 신호는 북한이 김정은의 새로운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최근 날짜가 확인되는 공개행사에 직접 등장할 경우 이번 사망설은 빠르게 힘을 잃게 된다.

반대로 공개활동 공백이 길어지고 김여정이나 김주애가 당·군 핵심행사를 대신 주재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셰의 주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중국군 9,000명 평양 투입'이 사실이라면 중국 북부전구의 병력이동과 북중 국경 철도·도로 교통, 평양 일대의 병력배치 변화 등 상당한 물리적 징후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향후 위성사진과 한국·미국 정보당국의 움직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일대의 교통 변화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수 있다.

단순한 익명 루머와는 다른 사망설

현재 김정은 사망설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면 "사망이 확인됐다"거나 반대로 "근거 없는 인터넷 가짜뉴스로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망설이 무명의 익명 계정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과 중국민주당 창당운동에 참여했던 실명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김정은의 뇌출혈과 베이징 이송, 사망, 중국군의 북한 투입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주장을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이것이 현재 X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의 공식 발표나 독립적인 정보기관의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망설의 핵심은 '누가 주장했는지도 모르는 SNS 괴담'이 아니라, 실제 중국 민주화운동 지도급 인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제기한 중대한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다.

김정은의 새로운 공개활동 또는 북한 지도부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확인되기 전까지 그의 생사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