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표 정치가문 출신이 텍사스 민주당 상원후보 지원...FEC 공개자료 통해 확인
익명 기부 가능한 501(c)(4) 대신 공개 PAC 선택..."정치적으로 유명한 신분 숨기지 않았다"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전 미국 대통령의 딸 바버라 부시(Barbara Bush)가 텍사스 연방상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를 지원하는 정치행동위원회에 2,500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Fox News는 연방선거위원회(FEC) 신고자료를 통해 바버라 부시가 이번 분기 Lone Star Rising PAC에 2,500달러를 기부했다고 20일 보도했다. Lone Star Rising PAC은 탈라리코를 지원하는 독립지출 전용 슈퍼PAC으로 등록돼 있다.

기부액 자체는 일부 대형 기부자들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을 대표해온 부시 가문의 일원이 텍사스 민주당 상원후보를 지원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주목받고 있다.

공화당 대표 가문의 딸이 민주당 후보 지원

바버라 부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부시(Laura Bush) 전 영부인의 딸이며, NBC 방송 진행자인 제나 부시 헤이거(Jenna Bush Hager)의 쌍둥이 자매다.

바바라 부시
(바바라 부시. 위키피디아)

그의 할아버지는 제41대 미국 대통령 조지 H.W. 부시(George H.W. Bush)이며, 삼촌 젭 부시(Jeb Bush)는 전 플로리다 주지사로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부시 가문은 수십 년 동안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정치명문으로 자리해왔다.

그런 바버라 부시가 민주당의 텍사스 상원후보를 지원하는 PAC에 직접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번 기부는 단순한 2,500달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기부 아닌 공개 PAC 선택

정치자금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바버라 부시가 자신의 신원을 숨길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기록이 남는 PAC에 돈을 냈다는 점이다.

텍사스 정치자금 전문가 앤드루 케이츠(Andrew Cates)는 Houston Public Media에 바버라 부시가 원했다면 기부자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 501(c)(4) 단체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돈의 입출금 내역이 공개되는 PAC에 직접 기부했다.

케이츠는 이 선택이 바버라 부시가 자신의 정치적으로 유명한 신분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FEC 기록상 Lone Star Rising PAC은 'Independent Expenditure-Only Committee', 즉 후보 캠프와 직접 조율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정치광고 등에 지출하는 슈퍼PAC이다. 2025년 9월 등록됐으며 FEC 집계 기준 올해 6월 말까지 2,169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탈라리코 지원 외부자금 대부분 담당

Fox News가 인용한 Houston Public Media에 따르면 Lone Star Rising PAC은 탈라리코를 지원하는 외부 정치자금 지출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FEC 신고자료에도 이 PAC이 탈라리코를 지원하는 독립지출을 집행한 기록이 나타난다. 지난 2월에는 탈라리코 지원 광고 제작비 등 관련 지출이 신고됐다.

바버라 부시의 2,500달러는 일부 대형 후원자의 기부액과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다.

록밴드 이글스(Eagles)의 돈 헨리(Don Henley)는 같은 PAC에 15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시라는 정치적 이름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기부액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시 가문과 트럼프의 오래된 갈등

이번 기부는 부시 가문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사이에 이어져온 정치적 갈등이라는 배경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이후 트럼프와 정치적으로 거리를 둬왔다.

당시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젭 부시를 거세게 공격했고, 부시 가족을 겨냥한 비판적 발언도 이어갔다.

다만 바버라 부시의 이번 기부가 아버지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이나 공식적인 탈라리코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부시 대통령센터는 Fox News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바버라 부시를 대리하는 Washington Speakers Bureau에도 논평 요청이 전달됐다.

바버라 부시, 현재 NBA 임원

44세인 바버라 부시는 현재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사회적 영향 및 포용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FEC 신고서에는 그의 주소가 뉴욕 브루클린의 클린턴힐로 기재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센터에 따르면 그는 NBA에서 농구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활용해 사회정의와 건강 형평성, 지속가능성 등과 관련된 인도주의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글로벌 보건문제 해결을 위해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Global Health Corps도 공동 설립했다.

쌍둥이 자매 제나 부시 헤이거와 함께 어린이 책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억만장자가 선거 결정" 비판해온 탈라리코

이번 기부는 탈라리코가 그동안 미국 정치의 대형 정치자금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탈라리코는 공화당의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과 경쟁자 켄 팩스턴(Ken Paxton)을 비판하면서 기업과 억만장자가 텍사스 유권자를 대신해 선거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공화당이 슈퍼PAC과 대규모 정치자금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자신만 일방적으로 이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Texas Tribune에 따르면 탈라리코는 선거자금 문제에 대해 자신이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대형 정치자금의 영향력을 비판하면서도 현행 선거제도 안에서 경쟁하기 위해 외부 정치자금의 지원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텍사스 상원선거에 더해진 '부시'라는 상징

이번 기부가 텍사스 상원선거의 판세를 바꿀 정도의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정치가문 출신인 바버라 부시가 민주당 후보 지원 슈퍼PAC에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기부했다는 점은 텍사스 정치권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부 사실을 감출 수 있는 비영리단체를 이용하지 않고 모든 기부내역이 공개되는 PAC을 선택했다는 점은 이번 행동이 단순한 비공개 개인 기부가 아니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동시에 이것이 부시 가문 전체의 공식적인 민주당 지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확인된 것은 바버라 부시 개인이 탈라리코를 지원하는 Lone Star Rising PAC에 2,500달러를 기부했고, 그 사실이 FEC 공개자료에 기록됐다는 것이다.

텍사스 상원선거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공화당을 대표해온 부시 가문의 이름까지 민주당 후보의 정치자금 명단에 등장하면서 이번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