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불법수익 미신고까지 세금범죄로 추가 기소 방침..."사기를 모든 각도에서 공격"
연방정부 연간 세금사기 손실 최대 3,040억달러...전문인력 감소·예산삭감이 실행력 변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사기범죄 단속을 강화하면서 기존 사기사건에 세금범죄 혐의까지 적극적으로 추가하는 새로운 수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법무부의 전국 사기단속 조직을 이끄는 콜린 맥도널드(Colin McDonald)는 이달 연방검사들에게 자신들이 다루는 모든 사기사건에서 세금범죄 혐의를 추가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요구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미국 세법에서는 합법적으로 번 돈뿐 아니라 불법적으로 얻은 소득 역시 과세 대상이다. 사기로 돈을 벌고 이를 국세청(IRS)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원래 범죄와 별도로 탈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RS 역시 불법적으로 취득한 소득도 과세 대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사기로 번 돈도 세금 내야 한다"
맥도널드는 "사기범들이 범죄를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얻었다면 정직하게 얻었든 사기로 얻었든 그 소득을 IRS에 신고하고 적절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놀랍지 않게도 대부분의 사기범은 둘 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후 전국적인 세금사기 집중단속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로부터 모두 4억9,000만달러가량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는 수십 건의 사건을 공개했다.
법무부는 지난 14일 이를 전국사기단속부의 첫 '전국 세금사기 단속작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알 카포네 잡았던 방식 다시 확대
범죄수익에 세금혐의를 적용하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수사기관은 수십 년 동안 조직범죄와 금융범죄 수사에서 세법을 중요한 도구로 활용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1930년대 갱단 두목 알 카포네(Al Capone)다. 다른 중범죄 혐의로 처벌하기 어려웠던 카포네는 결국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전략은 이 오래된 수사기법을 현재의 대규모 사기단속 전반에 체계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법무부 사기단속부는 세법을 이용해 "모든 각도에서 사기를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사기손실 연간 최대 5,210억달러
트럼프 행정부가 사기단속을 주요 정책과제로 내세우는 배경에는 막대한 정부재정 손실이 있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2024년 보고서에서 2018~2022년 자료를 토대로 연방정부가 사기로 인해 매년 2,330억~5,210억달러의 직접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예산에서 발생하는 사기와 부정지출을 대대적으로 찾아내겠다고 공언했고, 법무부는 올해 별도의 전국사기단속부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세금사건을 모든 사기사건에 추가하려는 계획은 또 다른 문제와 충돌하고 있다.
바로 해당 사건을 수사할 전문인력과 예산이다.
세금사기만 연간 최대 3,040억달러
GAO는 지난달 별도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정부가 탈세와 허위 세금신고 등 세금사기로 잃는 돈만 연간 1,160억~3,0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연방 세금납부 의무액의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GAO는 IRS가 자동시스템과 전문인력을 이용해 사기를 탐지하고 있지만 기관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반사기 전략과 책임조직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법무부가 기존 사기사건에서 세금범죄까지 추적한다면 세수회수와 범죄처벌 양쪽에서 상당한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세금범죄 수사가 일반적인 사기사건보다 훨씬 많은 전문인력과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세금범죄 수사는 자원집약적"
IRS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뒤 현재 Caplin & Drysdale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캐럴린 셴크(Carolyn Schenck)는 WSJ에 "형사 세금사건은 자원집약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방침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세금범죄 사건에서는 단순히 돈의 흐름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과세소득과 신고액, 공제내역, 사업구조 등을 분석해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회계와 세법을 동시에 이해하는 전문수사관과 검사가 필요하다.
IRS의 '총 든 회계사'들도 인력 감소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은 IRS 범죄수사국(IRS Criminal Investigation·IRS-CI)이다.
IRS-CI의 특별수사관들은 복잡한 금융흐름을 추적하는 능력 때문에 내부적으로 종종 '총을 든 회계사(accountants with guns)'로 불린다.
IRS 공식 자료에 따르면 IRS-CI 인원은 2024회계연도 3,474명에서 2025회계연도 3,143명으로 331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특별수사관은 2,290명에서 2,189명으로 101명 줄었다.
별도의 국세청 자료에서도 범죄수사 부문의 전체 인력 감소가 확인된다.
세금사건을 더 많이 기소하라는 법무부의 요구와 정작 이를 조사할 전문인력이 줄어드는 현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IRS-CI 지난해 45억달러 세금사기 적발
인력이 감소했다고 해서 IRS-CI의 단속실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IRS의 2025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IRS-CI는 약 3,000명의 인력으로 총 105억9,000만달러의 금융범죄를 적발했다.
이 가운데 세금사기가 약 45억달러를 차지했으며 전년도보다 111.8% 증가했다.
수사기관은 2,043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1,611건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냈으며 유죄판결률은 89%였다.
법무부는 이 같은 실적을 근거로 현재도 형사 세금범죄 단속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세금전담부서는 이미 해체
또 다른 변수는 법무부 내부의 전문성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약 90년 동안 존재해온 법무부 세금전담부서(Tax Division)를 해체하고 소속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했다.
그 과정에서 세금범죄 수사를 오랫동안 담당해온 고위 검사들도 법무부를 떠났다.
WSJ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는 전 세금부서 책임자 데이비드 허버트(David Hubbert)와 전 형사세금 담당 책임자 스튜어트 골드버그(Stuart Goldberg)도 포함됐다. 두 사람 모두 수십 년간 세금범죄 사건을 담당한 베테랑 검사였다.
새로운 정책은 결국 전문 세금수사 조직을 축소한 뒤 다른 사기 담당 검사들에게 세금혐의를 더 적극적으로 적용하도록 요구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이민·거리범죄 단속에도 IRS 수사관 투입
IRS-CI의 전문인력이 세금사건에만 투입되는 것도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단속과 강력범죄 대응을 강화하면서 IRS-CI 수사관들도 여러 연방 합동작전에 동원됐다.
IRS는 2025회계연도 보고서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단속 활동과 워싱턴·멤피스의 법집행 작전에 IRS-CI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약 190명의 특별수사관이 국토안보 합동태스크포스 등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WSJ가 인용한 재무부 감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5월부터 2026년 3월 사이 이러한 이민·거리범죄 단속 지원에 투입된 IRS-CI 노동력의 가치는 약 3,700만달러로, 정규직 특별수사관 약 170명의 연간 업무량에 해당했다.
대부분의 관련 지원작전은 현재 종료됐지만 그 기간 동안 전문 세금수사 자원이 다른 우선순위에 사용됐다는 의미다.
IRS 전체 예산도 추가 삭감 추진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 당시 크게 늘어난 IRS 인력을 다시 축소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행정부는 바이든 시절 증가한 약 2만명의 IRS 인력을 되돌리는 작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2027회계연도 IRS 예산을 추가로 14억달러 삭감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다 복잡한 세금기소를 거의 모든 사기사건에서 검토하도록 요구하면 수사기관의 업무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직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반 사기사건에 세금혐의 '추가'하는 방식
법무부가 구상하는 방식은 별도의 대형 탈세사건을 처음부터 발굴하기보다 이미 진행 중인 사기사건에서 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