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속 100마일 제한에 불만"...머스크와 직접 통화 뒤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 통신 개선
누가 최초 제한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논란...트럼프 "결론은, 그가 다시 복구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Elon Musk)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군사용 Starlink의 속도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직후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에서는 위성통신 속도가 실제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21일 머스크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에 적용된 군사용 Starlink 제한을 풀 것을 요청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이 통화한 뒤 22일 Starlink 시스템은 이전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다만 일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완전한 기능 복구까지 이뤄진 것은 아니며 기존 제한 상태보다 속도가 빨라진 정도라고 설명했다.
Reuters도 WSJ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제한 해제를 요청했으며 이후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에서 통신 성능 개선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시속 100마일 제한 왜 아직 남아 있나"
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군 장비가 시속 약 100마일, 약 160㎞를 넘으면 위성망 연결이 제한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이 제한은 단순한 인터넷 속도 문제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Starlink의 군사용 시스템을 전선 통신뿐 아니라 장거리 공격드론과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는 요격드론 운용에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단말기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이동하면 연결이 끊기면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일부 공격·요격드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Reuters는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와 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군사용 Starlink 서비스가 시속 약 100마일 이상에서 제한되면서 실제 일부 드론 작전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고속 요격드론에 직접 영향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Michael Kofman)은 속도 제한을 제거하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과 제트추진 요격드론 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부대들로부터 전달받은 초기 시험 결과에서도 시스템이 이전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WSJ에 밝혔다.
Starshield 속도 제한은 특히 러시아의 고속 장거리 드론을 요격하는 데 문제가 됐다.
러시아의 일부 제트추진 공격드론은 시속 수백㎞로 비행하기 때문에 이를 추격하는 우크라이나 요격드론 역시 고속으로 움직여야 한다. 위성 연결이 시속 160㎞ 부근에서 끊긴다면 통신에 의존하는 요격체계의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젤렌스키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는 22일에도 완전한 복구가 이뤄졌다고 확인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Starlink 속도가 아직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않았다며 마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과 조만간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역시 일부 군부대에서는 더 높은 속도가 나타났지만 다른 부대에서는 기존 제한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미국 측으로부터 상황에 대한 정보와 설명을 계속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와 머스크의 통화 이후 개선 신호는 나타났지만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완전한 제한 해제가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트럼프 "논평 않겠다...결론은 그가 복구했다"
트럼프는 22일 기자들로부터 자신이 머스크에게 직접 전화했다는 WSJ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통화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 쪽으로도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그가 다시 복구했다(The bottom line: He put it back)"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트럼프가 통화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머스크가 제한을 되돌렸다는 점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머스크와 SpaceX는 WSJ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문제의 시작은 10월 중순 Starshield 속도 제한
이번 논란은 10월 중순 우크라이나군이 군사용 Starlink인 Starshield 서비스의 갑작스러운 속도 제한을 경험하면서 시작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속으로 이동하는 장비에서 연결이 끊기면서 일부 드론 작전을 취소해야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Reuters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제한이 전투 임무에 실제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이후 WSJ는 머스크가 군사용 Starlink의 속도를 늦추도록 지시했다고 미국 관계자들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Reuters는 당시 WSJ 보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명시했으며 머스크와 SpaceX, 백악관 역시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백악관과 SpaceX 사이 설명 엇갈려
핵심 논란은 제한을 누가 결정했느냐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내부에서는 머스크가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과 백악관 또는 미 정부와 협의가 있었다는 설명이 엇갈렸다.
트럼프는 자신이 Starlink 속도 제한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제한 조치를 누가 결정했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WSJ 보도에 대한 질문에도 트럼프가 제한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제시했다.
루비오·헤그세스 "SpaceX가 결정할 문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은 앞서 Starlink 서비스 조건은 기본적으로 SpaceX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루비오는 21일 우크라이나의 Starlink 접근 여부에 관한 결정권은 백악관이 아니라 SpaceX와 머스크에게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도 이번 주 기자들에게 SpaceX 서비스에는 이용약관이 존재하며 이를 집행할 권한이 Starlink에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미 정부가 민간기업인 SpaceX의 서비스 운영 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는 설명에 가깝다.
밴스는 다른 강조점..."정부가 방향 정해야"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다소 다른 시각을 내놨다.
밴스는 22일 기자들에게 머스크가 "미국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지 효과적으로 지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쟁 한가운데 끼어들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제가 궁극적으로 머스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루비오와 헤그세스가 SpaceX의 자체적인 서비스 정책 결정권을 강조한 것과는 다소 다른 접근이다.
정유시설 공격 놓고 트럼프·머스크 모두 젤렌스키 비판
Starshield 제한이 시작된 시점도 논란을 키웠다.
속도 제한은 트럼프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디젤 정유시설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 며칠 뒤 시작됐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갈등 직후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성통신 서비스가 제한됐다는 점 때문에 제한 결정의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트럼프가 보복 차원에서 Starshield 제한을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트럼프는 이를 부인했고, 이번 WSJ 보도에서는 제한을 되돌리기 위해 머스크에게 직접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이번 주 측근들에게 "제한 되돌리고 싶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번 주 참모들과 정치적 동맹들에게 Starlink 속도 제한을 되돌리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후 21일 머스크에게 직접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간 흐름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행정부와 SpaceX 사이에서도 Starshield 운영 문제를 놓고 의견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SpaceX가 처음 제한을 적용한 정확한 결정 과정은 아직 공개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다시 키이우 대규모 공격
Starlink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도 계속됐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21일 밤부터 22일 사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다시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우크라이나와 전쟁 종식을 위한 3자 협상에 동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공격이다.
Starshield 속도 제한이 러시아의 대규모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 방공능력에 영향을 줬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미 상원도 조사 착수
미 의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코네티컷주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은 22일 Starlink와 Starshield에 대한 의회 조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블루먼솔은 우크라이나가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핵심 Starshield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상실한 경위와 그 결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 방어능력이 어떻게 약화됐는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의 또 다른 핵심은 미 국방부가 국가안보에 중요한 위성통신을 SpaceX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느냐다.
"민간기업 한 곳이 전쟁 통신을 통제할 수 있나"
이번 논란은 단순한 우크라이나 지원정책을 넘어 미국 국가안보와 민간 방위기업의 권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SpaceX는 상업용 Starlink뿐 아니라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을 위한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전쟁 중 민간기업이 서비스 이용조건이나 속도를 변경할 수 있다면 군사작전의 성패가 한 기업의 기술적·계약적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반대로 민간기업의 서비스를 전쟁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회사에 어디까지 군사적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밴스가 "이것은 일론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책 문제"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한 지시자는 여전히 미확인...해제 요구는 더 분명해져
이번 WSJ 보도가 밝힌 가장 중요한 변화는 최초 제한 조치의 책임과 제한 해제 요구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누가 처음 Starshield의 속도를 제한하도록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남아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SpaceX도 공개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설명 역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한을 해제하는 과정에서는 트럼프가 직접 움직였다는 것이 이번 보도의 핵심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전화를 걸어 시속 100마일 제한에 불만을 표시하고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통화 직후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에서 Starlink 성능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자신도 통화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짧게 말했다.
"결론은, 그가 다시 복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