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유지보수·재산세 비용 5년간 32% 증가...주택보험료는 54% 급등
LA 유지보수비는 1년 새 27% 올라 주요 도시 중 최대 상승폭
미국에서 주택을 보유하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이 모기지 상환액을 크게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세와 주택보험료, 각종 유지보수비를 합하면 평균적인 미국 주택소유자가 모기지 이외에 연간 1만6,566달러, 월평균 약 1,380달러를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Fox Business가 부동산 정보업체 Zillow와 주택서비스 플랫폼 Thumbtack의 공동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숨은 주택보유 비용'은 지난 5년 동안 약 32% 증가했다.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만 보고 주택구입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경우 실제 거주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크게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간 유지보수비만 1만1,171달러
전체 연간 비용 1만6,566달러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주택 유지보수비였다.
미국의 일반적인 주택소유자는 연평균 1만1,171달러를 수리와 관리, 각종 유지보수에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주택보험료가 평균 2,266달러, 재산세가 평균 3,129달러 추가됐다.
세 항목을 합치면 모기지 원금과 이자 외에도 매달 1,380달러가량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Zillow의 카라 응(Kara Ng)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가구가 집을 사는 것 자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실제 그 집에서 생활하는 데 얼마가 드는지를 과소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쇠를 받은 뒤에도 보험과 세금, 유지관리비는 계속 발생한다"며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해당 지역의 실제 비용을 계산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보험료 5년간 54% 급등
지난 5년 동안 가장 빠르게 증가한 비용은 주택보험료였다.
전국 평균 보험료는 5년 동안 54% 상승했다.
유지보수비는 같은 기간 32% 증가했고 재산세는 19% 올랐다.
세 항목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숨은 주택보유 비용은 지난 1년 동안 3%, 5년 동안 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허리케인과 산불, 우박, 토네이도, 강풍 등 자연재해 위험이 높아지는 지역에서 보험료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댈러스 보험료 75% 상승
Zillow와 Thumbtack이 분석한 30개 주요 대도시 가운데 19곳에서는 지난 5년간 주택보험료가 최소 50% 이상 상승했다.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곳은 댈러스로 75% 올랐다.
탬파는 71%, 덴버는 70%, 휴스턴은 69% 상승했다.
분석은 이러한 보험료 급등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우박과 토네이도, 강풍 등 심각한 기상이변을 꼽았다.
보험사들이 예상되는 재해 피해와 재건축 비용을 보험료에 반영하면서 주택소유자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지보수비가 전체 비용의 3분의 2
전국적으로는 유지보수 비용이 숨은 주택보유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비용의 약 3분의 2가 주택 관리와 수리에 들어갔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연간 유지보수비만 1만2,000달러를 넘었다.
시애틀은 연평균 1만2,594달러, 보스턴은 1만2,486달러의 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주택이 많고 인건비와 서비스 비용이 비싼 지역일수록 유지보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LA 유지보수비 1년 새 27% 급등
특히 로스앤젤레스는 최근 1년 동안 유지보수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LA의 주택 유지보수 비용은 전년보다 27% 상승했다.
Zillow와 Thumbtack은 이를 산불 복구 작업과 주택서비스 수요 증가, 높은 인건비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대형 산불 이후 재건과 수리 수요가 늘면서 건축·수리 관련 인력과 서비스 비용이 상승했고, 이미 높은 수준이던 남가주 인건비 역시 주택관리 비용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유지보수비 상승속도는 둔화
다만 최근에는 일부 비용의 상승속도가 둔화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유지보수비 상승률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낮아졌다.
2022년에는 전년보다 9% 증가했지만 2026년에는 상승률이 1%까지 낮아졌다.
Thumbtack의 주택 트렌드 전문가 켄드라 싱클레어(Kendra Sinclair)는 "여러 비용부담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주택소유자들에게 유지보수 비용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인 관리를 계속하면 예상치 못한 대형 수리비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비상자금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험료 상승도 최근에는 진정 조짐
주택보험료 역시 장기적으로는 크게 상승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은 상승속도가 둔화됐다.
2026년 2월부터 6월 사이 보험료 상승률은 0.3%에 그쳤다.
지난 5년간 54%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크게 약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높아진 보험료 수준 자체가 다시 과거 수준으로 내려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택소유자의 실제 부담은 여전히 크다.
집값·금리만 보면 실제 부담 놓칠 수 있어
미국의 주택구입 부담을 평가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요소는 집값과 모기지 금리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주택을 구매한 뒤 매달 지출해야 하는 비용 역시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월 모기지 상환액이 3,000달러인 주택을 구입했다고 해도 평균적인 보험·세금·유지보수비를 더하면 실질적인 월 주거비는 4,000달러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
특히 재산세와 보험료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같은 가격의 주택이라도 실제 보유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주택구매 전 '모기지 이외 비용'까지 계산해야
Zillow는 예비 주택구매자들이 단순히 계약금과 월 모기지 금액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험료와 재산세는 매년 반복되고, 주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리와 교체가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
에어컨과 난방시설, 지붕, 배관, 전기시설, 가전제품 등에 갑작스러운 문제가 생기면 한 번에 수천달러가 들어갈 수도 있다.
때문에 월 소득에서 모기지를 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보험·세금·수리비까지 포함한 전체 주거비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구매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 이후에도 비용 부담은 계속
이번 분석은 미국의 주택소유가 단순히 모기지 계약을 감당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국 평균으로 집을 소유하는 데 필요한 숨은 비용은 5년 동안 거의 3분의 1 증가해 연간 1만6,500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보험료는 54% 급등했고, 남가주처럼 자연재해 위험과 높은 인건비가 겹치는 지역에서는 유지관리 비용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결국 미국 주택시장의 affordability 문제는 높은 집값과 모기지 금리뿐 아니라 집을 구입한 뒤 계속 발생하는 보험료와 재산세, 유지보수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주택 구매자에게 실제 중요한 숫자는 매매가격만이 아니라 그 집을 매년 유지하는 데 얼마가 필요한가라는 것이다.







